새벽마다 운다
“나 유피에스 들렀다가 마트 갈 건데 아빠 필요한 거 없어?”
“없어”
“그래도 잘 생각해 봐. 혹시 필요한 게 있는지”
“음….. 엄마의 사랑?”
“으이구, 그건 내가 사 올 수가 없어! “
작은 아이는 핀잔을 푸념처럼 내뱉으며 차고로 향한다.
아직도 와이프가 집으로 돌아오려면 2주나 더 있어야 한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내가 말한 것과는 반대로 와이프는 휴식이 필요하고 남표니의 다독임이 고플 것이다.
새벽마다 고양이 레오가 울부짖으며 카펫을 박박 긁어댄다.
어김이 없다.
5시나 6시가 되면 방문 앞에 와서 울기 시작하는데 어느 땐 새벽 3시에도 울어댄다.
얼마나 애달프게 우는지 가슴이 철렁하며 내려앉는 느낌이다.
“미워! 미워! 미워!!!”
몸은 일어나는데 마음은 좋지가 않다.
평안해야 할 아침이 강제로 아무 시간 때나 깨진다는 불편한 감정 때문에 좋지만은 않다.
밥을 먹이고 밖을 나가겠다고 하면 뒷문을 열어 주는데
오늘은 어찌나 미운지 엉덩이를 밀치며 떠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문을 닫고 강아지 테디에게 밥이며 안약이며 간식을 주고 뒷문 밖을 보니
레오가 야외용 의자에 앉아 집 안쪽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고야, 이젠 들어오겠다고?”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떠밀려 나갔던 집에 들어오겠다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테디를 내보내고 레오를 쓰다듬어 준다.
고양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고양이가 몸에 닿는 걸 극히 꺼리지만
오늘은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머리와 몸을 쓰다듬어 준다.
고양이도 사랑이 고플 거다.
작은 애와 나 둘 다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평상 시엔 고양이를 멀리한다.
엄마와 큰 애가 있어야 비로소 고양이는 사람 손을 탈 수 있다.
현재는 사람 손이 극도로 닿지 않는 때다.
그러니 고양이 레오가 새벽마다 섧게도 우는지 모르겠다.
“사랑이 고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