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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mco May 28. 2023

무료한 일상 바꾸기

글 쓰는 일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가 방학 동안 다녀온 가족여행에 대한 여행 소감문을  제출하는 것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엔 숙제이기도 하고 어차피 방학 때 우리 가족은 여행을 종종 가곤 했으니까 자연스레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장인이 된 이후에는 없는 시간을 쪼개고 휴식시간도 줄이는 노력을 해야지만 글을 쓸 수 있는 온전한 여유시간이 주어진다.


20년 전엔 해야 하는 숙제지만 가볍게 했던 일이었는데 지금은 시간을 내서야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고, 지금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은  ‘그래 나 참 잘 지내고 있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또 글을 쓴 이후에는 혼자인 것이 마냥 편안하게 느껴진다. 심심하고 무료한 시간이 생기더라도 공허함을 느끼거나 친구나 연인을 찾지 않고 공허함을 느끼기 전 이미 노트북을 꺼내 명상을 하듯 글을 써 내려가는 나를 발견한다.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나를 위한 기록들을 하루하루 적어 내려가는 것에서 소소한 보람을 찾고, 나의 안부를 묻고, 그런 나 스스로를 지지하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울적한 마음이 들 때, 일기를 써볼까란 생각으로 시작한 글 쓰는 일이 삶의 원동력이 될 줄은 몰랐다.


조금 과장을 하자면 걱정스러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항상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삶을 살면서 원하지 않아도 닥치는 작은 위기의 순간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에서 나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 추가 되었다.


지금은 눈을 뜨자마자 혹은 잠에 들기 전 하는 일이 되었고, 나를 다독이는 이 행위가 매우 이롭다.


오늘은 어떤 글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나만 아는 조금 신나는 숙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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