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음식점에 가면 세상 까탈스러운
사람이 된 나를 발견한다.
테이블은 끈적이진 않는지 갓 해서 나온 따뜻한
음식인지. 밥 먹는 내내 거슬리는 것 없이 온전히 먹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먹는 것을 참 좋아하고 즐기는 터라 수많은 전국에 맛집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깨닫게 됐다.
사실 나는 맛있는 음식점을 찾는 게 아니란 사실을.
손님을 위한 마음이 가득한 음식의 상태가, 식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었음을.
좋은 곳에서의 맛있는 음식은 그냥 덤이었다.
누리고 있을 땐 인지하지 못했지만 여행을 가서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에야 비로소 깨달았던 사실. 마치 돌아갈 집이 있어 여행이 즐거운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