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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mco May 28. 2023

오늘도 난 쳇바퀴 위에 올라서서

그땐 모르고 지금은 깨닫는 중인 것들

질풍노도의 30대라고 말하고 싶다.


20대 대학교 새내기 땐 30대가 되면 누구나 목에 사원증 하나쯤은 걸고 진짜 어른처럼 평범하게 살 줄 알았다. 너무 큰 착각이었던 걸까.



순수한 착각에 대한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어느 순간 이유 모를 혼란스러움이 나를 감쌀 때가 있다. 아무 약속 없는 금요일 퇴근길, 한산한 지하철 안과 같은 조금은 허전한 순간이면 자아 성찰의 시간이 종종 찾아온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나는 어떤 사람이었더라?내가 뭘 할 때 가장 행복해했었더라?하는 막연한 물음의 답을 찾기 시작한다.



최소한 평범하다는 것은 30대가 되면 대학생때와는 달리 금전적인 걱정보단 회사 일과 자기계발, 커리어 쌓기에 집중하는 삶.



퇴근 후 한 손엔 맥주 캔을 들고선 미래의 동반자와 누구와도 나누지 못할 우리만의 비밀 얘기를 노닥이며 여유를 즐기는 그런 일상. 지금 적어도 나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첫 입사 날을 기억한다. 날짜도 또렷하게 기억할 만큼 기대감에 가득 찼던 날. 나에게 ‘회사원’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날.



오랜만에 만난 누군가에게 이제 취업준비생이 아닌 사회인 대 사회인으로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날.



그런 생각도 잠시 입사 1년, 2년이 지날수록 이대로 쭉 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삶을 매일 보람차고 의미 있게 보내긴 힘들지라도 평범한 일상이 모여서 솜사탕처럼 부풀어 올라 나에게 큰 의미가 되면 좋겠다.



사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라는 말이 생겼 듯 누구나 바라는 삶.



그것이 보장되지 않았을 때, 지금의 환경이 불합리 하단 생각으로 흘러가게 되고 그 생각은 누리던 자유를 잃게 되었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회사원이 되기 전엔 몰랐다. 3년 차 직장인 친구가 왜 만나면 늘 하품을 하며 시계를 보는지, 소개팅 상대가 왜 늘 일요일엔 쉬고 싶어 하는지.



하루 24시간 중 이동시간까지 최소 10시간은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힘든 게 현실이다.



안 그래도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면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와 연인, 위시리스트에 있는 여행지에서도 피로가 몰려오는 타입이라 그런지 회사원이 된 순간 나에게 자유란 꽤 멀어진 것만 같다.


대학생 때에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은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젊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패기가 있었다.



직장인이 되면 모나고 뾰족한 사람도 둥글둥글해진다는 말처럼, 원하던 원하지 않던 비슷한 일상에 스며들게 된다.



그렇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하루하루들. 오늘도 난 쳇바퀴 위에 올라서서 자유를 찾기 위한 여행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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