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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계인총각 Aug 17. 2022

<처음 치앙마이>4. 란나골프클럽

가성비 좋은 퍼블릭 골프장

항동골프클럽에서 치앙마이 첫 라운딩을 마치고 1인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다. 하지만 날씨가 따라 주지 않았다. 스콜성 기후 탓에 라운딩을 망설이다 결국 항동골프클럽과 영원한 안녕을 고했다.

란나골프클럽(Lanna Golf Course)

치앙마이에서의 두 번째 라운딩은 아들과 함께 했다. 한국에서 아들을 데리고 연습장은 몇 번 가봤지만 필드는 처음이었다. 물론 아들은 골프를 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갤러리로 따라와 아빠의 라운딩을 지켜봤다. 아들은 나의 첫 갤러리였고 나는 아들의 첫 골퍼였다.


란나골프클럽(Lanna Golf Course)은 치앙마이 시내에 있는 18홀 퍼블릭 골프장이다. 군에서 관리하는 골프장이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대중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있다. 골프장 주변은 모두 군 관련 지역이다. 드라이빙 레인지도 있어 라운딩 전 몸을 풀 수도 있다. 


란나골프클럽은 치앙마이 님만해민에서 북쪽으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다. 매림으로 이어지는 큰 도로를 끼고 있어 찾기도 쉽다. 나처럼 자차가 없는 골퍼들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그린피+캐디피+클럽카 티켓

평일 18홀 기준 비용은 그린피+캐디피+캐디백 싣는 손수레=600밧 또는 그린피+캐디피+카트비=850밧이다. 캐디팁은 별도지만 반드시 줘야 한다. 캐디들의 주 수입원이다. 로컬 골퍼들에 따르면 캐디팁은 캐디피만큼 주면 되는데 200~300밧이 적당하다. 물론 더 많이 줘도 되지만 미풍양속을 해치면 다른 골퍼들이 불편하다. 갤러리 참관 비용은 따로 받지 않는다.

아들은 나와 같이 카트를 타고 다녔다. 정식 명칭은 골프 클럽카. 처음 클럽카를 탄 아들은 신이 났다. 푸른 잔디와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로지를 때마다 아들은 즐거워했다. 나중에는 필드 적응이 됐는지 캐디 할머니와 번갈아가며 채를 갖다 주기도 했다. 클럽카 덕분에 아들은 오랜 시간 지루해하지 않고 나와 함께 첫 라운딩을 즐겼다. 지금도 물어보면 '아빠가 생각보다 골프를 잘 친다'는 점과 '클럽카를 탄 기억'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란나골프클럽

란나골프클럽은 항동골프클럽과 비교하면 관리된 퍼블릭 골프장이다. 백돌이가 플레이하기에 딱히 문제는 없다. 페어웨이나 그린 상태는 우리나라 중급 퍼블릭 골프장과 비슷하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다. 다만 벙커 모래는 딱딱하게 굳은 곳이 많고, 러프는 자연 그대로 관리해 초보자가 치기는 상당히 어렵다. 란나골프클럽에서 두 번 라운딩하면서 느낀 점은 그린이 좁아 온그린이 쉽지 않고, 핀 위치가 까다로워 쓰리 퍼트가 다반사다. 결론적으로 그린 공략이 스코어 관리의 핵심이다.

란나골프클럽 캐디 대기실

캐디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오른쪽, 왼쪽, 오르만(), 내리막(다운) 그리고 거리 정도만 영어로 가능하다. 그린에서 공을 놓아주진 않는다. 방향을 물어보면 말로도 알려주지만 한 번씩 핀 옆에 가서 표시해주기도 한다. 멀리건은 'one more'을 외치면 웬만해선 'okay' 한다.


평일 라운딩이어서 그런지 여유롭게 플레이했다. 앞 뒤로 다른 팀이 있었지만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외국인에 대한 배려인지 라운딩하는 골퍼들이 모두 친절하다. 우리나라 그늘집에 해당하는 '음료수 가게'는 필드 곳곳에 있다. 가격은 외부 슈퍼마켓과 비슷하다.

보통 9홀이나 10홀을 돌고 나서 캐디와 함께 가볍게 음료수를 마시고 후반전을 진행했다.

클럽하우스는 이용하지 않았다. 샤워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란나골프클럽 그늘집

<3줄 평가>

1. 접근성 좋고 가성비 좋은 18홀 퍼블릭 골프장.

2. '필드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의외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3. 차가 없고 돈이 없다면 무조건 란나골프클럽!


*로컬 골퍼들에 따르면 태국 골프장은 비가 잦은 기후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필드 배수가 잘 된다. 어떤 분은 새벽에 비가 쏟아진 다음 날 오전 퍼블릭 골프장에서 갔는데 별 무리 없이 라운딩을 했다고 말했다.

란나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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