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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계인총각 Aug 18. 2022

<처음 치앙마이>5. 치앙마이 동물원

-아들과 1일 1소풍(1)

여름캠프를 가지 않는 8일간은 아들과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이다. 치앙마이에서 9살 아들과 단 둘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치앙마이 근교 치앙다오와 빠이, 매캄퐁이 인기 관광지다. 차로 2시간 남짓. 막상 가면 힐링 되겠지만, 오가는 시간 쌓이는 피곤은 우리 여행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


삶 속의 쉼. 거창한 여행 계획을 세우기보다 '1일 1소풍'을 기획했다. 늦은 조식 후 치앙마이 시내 관광지를 갔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수영하는 일정이다. 적어도 오후 2시까지 수영을 하지 않는 게 피부에 좋다. 치앙마이의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다.

치앙마이동물원

<치앙마이동물원(Chiangmai Zoo)>

-입장료 성인 150밧/아동 70밧(단, 키 135cm 이하)

-판다하우스 성인 100밧/아동 50밧

-수족관 성인 450밧/아동 350밧

-키즈 워터파크 성인 50밧/아동 30밧


치앙마이동물원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동물원이다. 님만해민에서 차로 15분, 타패 게이트에서 25분 거리에 있다. 치앙마이동물원은 산에 꾸며놓은 동물원인데 맹수와 조류, 파충류 등을 제외하면 방목해 놓은 듯 자유롭게 풀어놨다. 치앙마이동물원은 걸어서 둘러보기는 어렵다. 오르막 지형에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땡볕을 각오해야 한다.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클럽카'(골프 카트)를 이용하거나 '트램'(정확한 명칭은 아님)을 타면 된다. 클럽카는 시간당 350밧, 트램은 성인 60밧/아동 40밧. 트램은 1회 이용권으로, 동물원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중간중간 트램 정류소에 내려 그쪽 동물들을 더 오래 구경한 뒤 다음에 오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식이다. 클럽카는 가족이나 지인끼리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트램 드라이버는 태국어로 현재 지나가는 동물들을 설명해주는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치앙마이동물원 아프리카의 초식동물

트램을 타면 맨 처음 지나가는 곳이 '아프리카의 동물(African Animal)' 지역이다. 트램보다 큰 문이 열리면 아프리카의 초식동물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다. 기린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우리도 동물들을 보지만 풀을 뜯던 동물들도 큰 눈망울로 지나가는 우리를 바라봤다. 아프리카 초원보다 비좁겠지만 그나마 자유로운 광경에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치앙마이동물원 안내 지도

판다하우스는 우리가 간 시간대에 문을 닫았다. 판다가 자고 있기 때문. 판다가 잘 때는 예민한 판다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관람이 제한된다. 판다는 특성상 잠이 많다고 한다. 먹고 자는 게 일이라고. 예전에 중국 쓰촨성 청두에 갔을 때 생생한 판디들을 봤는데 운이 좋았나 보다. 


판다하우스 근처에는 맹수들이 산다. 사자와 호랑이, 표범과 재규어. 재규어는 처음 봤다. 영화 '아포칼립스'에서 본 검은색 재규어 그대로였다. 호랑이와 표범은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를 사랑하는 아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중에 치앙마이 매림에 있는 'Tiger Kingdom'(타이거 킹덤)에 갔다.

치앙마이동물원 오랑우탄

더운 날씨지만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건 편리했다. 또 기억에 남는 동물은 오랑우탄과 코뿔소.

침팬지나 원숭이는 많이 봤지만 오랑우탄은 처음 다. 장발을 하고 두꺼운 외투를 입은 덩치 큰 사람처럼 보였다. 오랑우탄 맞은편에는 소와 사슴들을 방목해놨다. 사육사들이 안에 들어가 먹이를 주고 있는데, 동물원이라기보다 목장 같았다.


코뿔소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는 장군의 모습이었다. 코뿔소가 게임을 뚫고 나오는 옛날 영화 '쥬만지'가 생각난다.


파충류는 어둡고 습한 곳에 모아놨다. 각종 악어와 뱀들이 있었는데, 뱀들은 한국에서 보는 게 더 낫다. 악어는 마치 동상처럼 입을 쫙 벌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악어 사육사 얘기로는 입을 벌리고 자고 있단다. 치앙마이동물원은 세상의 모든 거북을 다 갖다 놓은 듯 온갖 종류의 거북들을 볼 수 있다. 너무 많아 살짝 지루하다.

치앙마이동물원 악어

많이 돌아다니다 지쳐 정작 태국의 상징인 코끼리를 보지 못하고 트램을 타고 내려왔다. 트램은 맨 처음 타는 곳까지 오면 다시 돈을 내고 타야 한다. 치앙마이동물원을 두 번 돌아볼 것까진 없다. 코끼리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나중에 '코끼리 목욕체험'을 하면서 달랠 수 있었다.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하는 키즈 워터파크와 수족관은 들어가지 않았다.

치앙마이동물원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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