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뻐질 권리를 주장한 메이크업 브랜드
유색 인종과 노인. 그리고 빅 사이즈의 여성. 오늘 소개할 뷰티 브랜드의 메인 모델들의 특징입니다. 젊고 예쁜 백인이라는 미의 기준이 편협하던 뷰티 시장에 인종과 나이, 체형에 상관없이 누구나 예뻐질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뷰티 브랜드. 바로 바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수아 나스가 론칭한 나스(NARS)입니다.
오늘은 나스의 행보를 통해 브랜드가 가지는 철학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1. 유색 인종에게도 뚜렷한발색에 집중한 립스틱.
나스의 창업자 프랑수아 나스는 미국에서 잘나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습니다. 마돈나, 케이트 모스, 나오미 켐벨 등 셀러브리티의 메이크업을 도맡았고, 세계적 사진 작가인 리처드 아베톤, 어빙 펜, 스티븐 마이젤 등과도 작업을 하는 실력 있는 아티스트였습니다.
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항상 자신이 원하는 색을 구현해 주지 못하는 기존 제품들에게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프랑수아 나스는 본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마음먹고 제품 개발을 시작합니다. 프랑수아 나스가 제품 개발을 할 때 가장 집중한 것은 바로 발색이었습니다. 어떤 유색의 피부 톤에도 선명한 색을 낼 수 있는 립스틱을 개발하고자 피그먼트의 농도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했고, 그렇게 12가지의 칼라가 개발되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나스의 립스틱은 연일 품절 사태를 맞으며 히트를 쳤고, 특히 프랑수아 나스가 생각했던 것처럼 제품의 보이는 색과 피부에 발렸을 때의 색이 다르게 표현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흑인 등 유색 인종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지금도 발색 좋은 립스틱 하면 나스가 가장 먼저 손꼽히는 이유입니다.
2. 여성 본성에 대한 고찰을 철학으로.
프랑수아 나스는 나스의 브랜드 철학을 이야기할 때 "여성이 가지고 있는 본성과 아름다워질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사명"이라고 설명합니다. 처음 내놓은 립스틱의 성공은 이런 나스의 철학을 실천하는 데 자신감을 붙여준 듯합니다. 이후 행보에 그동안 시장에서 볼 수 없는 과감성을 나스는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첫째, 나스는 론칭 후 첫 모델로서 아프리카 수단 출신의 엘렉 웩을 모델로 선택을 합니다. 이는 백인, 금발머리, 동그란 눈으로 점철되던 뷰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만큼 파격적이었습니다. 이후에도 판에 박힌 모델들을 멀리하고, 에린 코너, 나오미 켐벨, 스텔라 테넌트 같은 개성 강한 모델로 기용하며 나스의 철학을 견고히 해 나갑니다. 이를 통해 나스는 누구나 예뻐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을 이어 왔습니다.
둘째, 나스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제품명을 지었습니다.(모든 제품은 아닙니다.) '오르가즘','섹스머신','딥쓰롯' 등 일반적인 뷰티 제품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자극적인 단어들이죠. 하지만 나스는 여성이 성적 욕구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메이크업은 이성을 유혹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여성의 본성을 숨길 것을 강조하는 것은 사회가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나스의 철학에 여성들이 동조라도 하듯 볼에 생기를 부여하는 핑크색의 오르가즘 블러셔는 그 특이한 이름에 의한 명성과 함께 30초마다 1개씩 팔리는 밀리언 셀러로 등극하게 됩니다.
3. 메이크업에 예술을 접목시키다.
나스의 성공 이후 나스의 철학과 제품을 오마주한 브랜드들이 시장에 나타났습니다. 그로 인해 나스는 새로운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아야 했습니다. 보통 이럴 때 비즈니스 브랜드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예술 작품들과의 협력하는 것을 선택하고는 합니다. 나스도 이런 행보를 통해 나스의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행보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보에서 나스만의 특별한 점은 프랑수아 나스 본인이 예술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영감이 되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품에 반영함으로써 메이크업 브랜드에 예술적 가치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을 제품 명으로 선정하기도 하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오마주한 에디션을 선보였습니다. 에디션을 선보인 예술가 중에는 앤디 워홀, 피에르 아르디 등이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설적이 사진작가인 기 부르댕의 에디션이었습니다. 또 본인 스스로가 예술가답게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내놓았는데, <X-ray>,<15x15> 등이 있습니다.
프랑수아 나스는 메이크업 브랜드는 여성 본성에 대해서 고찰하고 그 본성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특정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모든 여성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즉, 모든 여성에게는 예뻐지고자 하는 욕구를 밖으로 들어낼 권리가 있으며, 나스는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브랜드가 되는 동시에 메이크업을 하는 행위가 예술적 가치로 승화되길 바랍니다.
나스의 이런 주장과 바램은 지금 보면 너무나도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스가 론칭할 당시에는 백인 위주의 메이크업 시장에서 소외받는 유색 인종 여성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브랜드가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고, 그 벽을 깨고자 하는 브랜드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뷰티 산업의 성공 공식이 고착화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스는 과감히 그 벽을 넘어섰기 때문에 기존 브랜들과의 차별성을 가져가게 되었고, 지금의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성공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때론 이런 과감성이 브랜드의 성공을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