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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광훈 Feb 17. 2023

바쁜 것도 게으름이니

검색이냐 사색이냐

한국에서 몇 번 가 보았던 TGIFriday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었다. 영어 학원을 그렇게 오래 다니고도 무슨 뜻인지 몰랐던 말인데, 나중에 뜻을 듣고 나서도 이해는 잘 되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나는 회사 다니는 맛에 살고 있었다. 토요일도 3시까지 일하는 때였는데, 회사가 너무 가고 싶어서 다음 날이 공휴일인 토요일이 싫었고, 다음 날이 월요일인 일요일이 좋았다. 회사가 너무 재미 있어서 도대체 왜 금요일이 그렇게 좋은 걸까 했다. 


이젠 아니다. 지금은 나도 금요일에 마음이 설렌다. 그런데 요즘은 TGIF가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이란다. 이게 금요일보다 좋은가 보다. 


정보와 접속이 쉼보다 좋은게다. 


나라고 예외일까. 2021년이후로 매년 책읽기에 시간을 쓰자고 다짐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름 중학생 때까지는 책 좀 읽는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다시 읽는 게 뭐 그리 어려우랴 싶었다. 근데 어라, 3년째에 접어들어도 책 읽기가 생각 외로 쉽지 않다. 정보가 너-어무 너-어무 느리게 들어온다. 답답하다. 


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고 책 읽는 척 하다가 Google, 또 읽는 척 하다가 Youtube. 


검색을 하면 사색할 시간이 없다는데. 


요즘은 책을 쓰려는 사람은 많은데 책을 읽어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고 하지 않는가. 하고 싶은 말은 말은데, 듣고 싶은 말이 없다는 뜻이겠다. 남의 의견은 듣지 않고 나의 의견은 피력하겠다는 뜻이라면 피해야 하겠거니. 


그래서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집중하기로 하고 독서 신공을 수련하기로 맘 먹었으나, 이미 속도에 익숙해진 바쁜 내 마음은, 너무 바쁜 내 마음은, 정리되지 않은 정보와 생각을 읽어서 사색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허용할 생각이 없다. 자꾸 내 눈을 책에서 돌려 핸드폰과 컴퓨터를 보게 한다. 


바쁜 것도 게으름이다 – 생각의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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