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후회하시나요?

연말에 다시 생각해 보는 시작과 마무리

by 신광훈

이제 2026년 새해가 머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시기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는 걸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일단 시작하라는 말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시작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무리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은 분명 진리다. 그러니,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일을 실제로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영어에도 "The beginning is half of the whole"이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시작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보편적 지혜다.


하지만 시작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2025년 새해 목표를 떠올려 보면 된다. 1월에 세운 운동 계획, 독서 목표, 자기계발 다짐들이 12월까지 살아남은 경우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 시작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끝까지 가는 것은 더 어렵다.


중국 고전에 "행백리자 반어구십(行百里者 半於九十)" 이라는 말이 있다. 백 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반으로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백 리 중 구십 리면 이미 90%를 왔는데, 왜 이것을 절반으로 여겨야 할까?


전국시대를 기록한 『전국책』에는 이 말의 유래가 담겨 있다. 진나라 무왕은 전쟁에서 연승을 거듭하며 자만심에 빠졌고, 한 신하가 『시경』의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 - 처음은 누구나 잘하지만 끝을 잘 마무리하는 사람은 적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경고했으나, 무왕은 이 충고를 무시했고, 결국 자신의 힘을 과신하다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목표 지점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방심하기 쉽고, 그 방심이 결국 실패를 부르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다 된 죽에 코 빠뜨린다"는 속담도 우리나라 속담에도 이런 통찰이 담겨 있다.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일도 마지막 순간의 방심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초반의 열정과 집중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라는 안도감이 오히려 독이 된다. 작은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마지막 점검을 소홀히 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실패하는 경우를 나는 너무 많이 보아 왔다. 나도 몇 달씩 이어지던 지루하고 긴 국제 협상을 잘 이어가다가, 서류에 서명하는 마지막 하루 때문에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후회를 가진 기억이 여럿이다.


새해를 맞아 아마 나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또 새해 다짐을 할 것이다. 좋은 일이고 꼭 해야 할 일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으니, 그 한 걸음이 없어서야 천리길을 갈 리 만무다.


다만, 시작할 때의 열정을 기억하되, 구십 리를 반으로 여기는 신중함을 함께 계획하는, 막바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을 다하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을 함께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려한 출발보다 묵묵한 완주가,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실천의 완성이 더 값진 법이니까 말이다.


우리 모두의 2026년 12월이, 아름다운 마무리로 맺어 지기를 기대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준비, 기다림, 그리고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