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헛소리에 대한 단상
음악은 음들이 모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런데, 혹자는 음악을 만드는 것은 음 사이의 침묵이지 음이 아니라고 한다.
그림은 색과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혹자는 그림을 만드는 것은 여백이지 색과 모양이 아니라고 한다.
호랑이는 보통 쇠 창살로 만든 우리 안에 가두어 놓는다. 그런데, 혹자는 호랑이를 가두고 있는 것은 쇠창살이 아니라 쇠창살 사이의 공간이라고 한다.
철학적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루는데에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혼동시키는 간사함이다.
음 사이의 침목이 음악을 더 풍부하게 할 지는 모른다. 하지만, 침묵이 없어도 음악은 있고, 음이 없으면 음악은 없다. 색을 칠하지 않은 여백이 그림을 더 아름답게 할 지는 모른다. 하지만, 여백이 없어도 그림은 있고, 아무 색도 모양도 없으면 그림은 없다. 창살의 간격이 넓으면 호랑이를 가두어 둘 수 없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창살이 없으면 우리는 없다. 창살 사이의 간격이 없어도 우리는 있다.
촌철살인과 헛소리는 종이 한장 차이다. 구별은 나의 몫이다.
요즘같이 수 많은 메시지들이 쏟아져 나오는 때에는, 그걸 구별해 낼 수 있는 힘이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