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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광훈 Jan 30. 2023

내일이 희망이 될 때

작은 시작을 응원합니다.

캐나다에서 토론토 집 값은 매우 높은 편이다. 아직도 맨하탄에 비하면 싸다고 하지만, 맨하탄이 기준일 수는 없지 않은가.  


같은 캐나다라도 예전에 살던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라면, 대리석으로 벽으르 만들고, 수영장과 테니스장까지 딸린 150평짜리 집을 살 수 있는 가격 (시내에서 30분 운전 기준 - 물론 내가 살았던 집은 아니고)으로 토론토는 지하실과 뒷마당만 있는 30평짜리 집도 사지 못한다 - 근데, 이거보다 싼 집은 또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러니, 처음 집을 사는 부부는 토론토에 집을 사기 어렵다. 그래서 토론토에 직장을 가지고도 젊은 사람들은 운전을 하거나 시외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하는 곳에 집을 살 수 밖에 없다. 


이 달에 집을 사신 한 젊은 부부도 회사와 멀리 떨어져 두 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 곳에 생애 첫 집을 구입하셨다. 너무 외진 곳이다 싶었으나, 서류에 서명하시는 내내 새댁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벌어 장만하는 생애 첫 집이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전세로 들어갔던 내 신혼집이 생각났다. 


내 신혼집은 산 중턱에 있었다 - 이름하여 둥지빌라. 집 나가면 바로 산 중턱이니 아침 운동하기에는 그만인 곳이었지만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로 한 번도 우리 집 위쪽로는 가 보지 않은 것이 아쉽다), 쓰레기 치우는 분들에게 웃돈을 주어야만 쓰레기를 치울 수 있었던, 살기에는 좀 열악한 곳이었다.


그 둥지빌라가 지금 모든 것의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 나와 내 아내, 그리고 그 둥지빌라를 채우고 있던 것이 오늘에 대한 현실 인식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희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일이 희망이 되면 오늘이 즐겁다. 


내일에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오늘이 절망이 된다. 


그러니,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인 것처럼 주위를 보고 살라는 말도 좋지만, 내일이 100년 더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꿈꾸고 살라는 말이 더 힘이 될 때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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