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문제
이혼이 두려웠던 게 아니라
* 상황이 너무도 지긋지긋했기에 *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잘 클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사실 더 컸다.
어른인 당사자들도 힘든 상황이니!
나 자신을 위한 새로운 만남 보다
내 아이의 앞길의 행복이
지난 아픈 큰 상처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덮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었다.
그리고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부모님은
“양육비고 뭐고 안 준다면 받지 마라. “
“혼자 아이 하나 못 키우겠냐.” 하셨다.
수강하고 있던 아이 학교 방과 후
얼마나 한다고
계좌이체까지 모두 다 끊어버렸던 나쁜 아빠
아이에게 돈 쓰게 될까
연락도 않고 만나지도 않는..
월급 따박따박 받는 공무원이면서도 그랬음에
더는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
* 다른 여자가 있었다 하니
용서는 안 되지만 이해는 좀 됨.
이 핑계 저 핑계
양육비를 주기 싫어했던 나쁜 아빠
겨우 50만 원 주는 것도 아까워했던..
경제적으로 부족하면
아이의 건강한 정서도 보장할 수 없는
현실을 몸소 겪었고 잘 알기에
난 부모님 말씀처럼 아예 포기하긴 싫었다.
* 판사님은 조용히 내게 따로
‘이런 사람과 헤어질 수 있음에 다행이라 생각해요.‘
하셨다.
지금은 법적으로 강제집행하고 있으나 역시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연락도 없고 그리고 뭘 하나 사주게 되면 그 값을 제외하고 입금한다. 이런 사람에겐 미련이 티클도 남지 않는다.
나야 반듯한 직장이라도 있었으니
혼자 키울 각오로 이혼을 용감하게 결정했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들을 생각하면
암담하기까지 한 마음이 든다.
부모라고 다 올바른 어른이자 부모는 아닌 것이다.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양육비를 회피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다.
이혼 앞에, 돈 앞에
다 이러진 않을 것이다.
아니, 자기 이익만 좇을 자도 많을 것 같다.
문득 법적 효력이 있는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고 결혼했다면 이런 불상사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이혼을 위해서
또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이혼하게 되면 어찌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혼전 계약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혼 앞에 두 남녀는 머릿속이 까매져있을 테니까..
p.s.
그 힘든 시간을, 그 어두운 터널을
엄마 곁에서 꿋꿋하게 잘 이겨내 준
딸에게 다시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