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집짓기
2019년 겨울
아이가 첫 스키캠프에 참여하고서
얼마나 즐거워했었는지
*제주는 스키의 불모지*
한 번도 타보지 못한 제주토박이 나로서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되고도 남았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라는 이상한 병이 뉴스에서
떠들썩거렸다.
지난 여름방학(2019) 미국과 캐나다 여행을
아이와 둘이 가네 안 가네 하다가
돈을 탈탈 털어서라도 다녀온 것이
정말이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류상 이혼이 완벽히 정리가 되자
새로운 기분으로 아이와 단 둘이
가장 먼 곳으로 여행 다녀올 용기까지 생겨났다.
내가 살고 있는 곳 지구의 반대편까지~
그리고 이제 새롭게 시작이다,
집은 없어도 아이와 맘 편히 지구여행 해보자
이런 마음까지 들면서,
“곧 또 올 건데, 뭘.” 했다.
1년 벌어서 여행자금 마련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땅은 좀 사뒀으니, 집이야 언젠가 생길 것, 언젠가 집을 지어줄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으니.. 이렇게 편히 생각하며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 보상받듯 아이와 방학마다의 여행을 계획했는데 이런, 코로나라니…
첫 여름방학에는 다행히 미국과 캐나다를 너무도 즐겁게 다녀왔다. 다음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보러 가는 것을 아이는 간절히 원했는데,, 코로나로 꼼짝달싹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뭔지도 모를 공포의 병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1억짜리 집짓기!
프로젝트로 바꾸어보았다.
언제나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집세가 나가는 것도 아깝다.
앞으로 해외로 나갈 수 없다면
아이를 위한 안락한 공간을 마련해 주기로!
설렘을 안고 아이와 함께 설계하고
집을 지어보기로 다짐했다.
아이가 5학년이 되던 해였다,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을 때
코로나가 무서워 몇 달 가지도 않은
영어, 피아노, 태권도 학원마저 끊고
아이와 나는 설계할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집 짓기는 시작되었다.
큰돈이 아닌 달랑 1억을 가지고
빚은 지지 않고 짓겠다는 신념으로
그러면서 우리만의 대단한 결과물을 기대하면서
아이가 중학교 가기 전
아니 중학교 때 새집이 생기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순리를 따르기로 했다.
“자, 드디어 이제 우리만의 공간!
또한 고생한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
3년, 나 역시 너무도 고생한 뒤 다가오는
새로운 시작에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더 기쁘고 설레는 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