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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작가 Feb 18. 2023

1억으로 집 지으려 해요

설계 시작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맘에 든 건물이 있었는데

마침 1층이 빵가게였다.

자주 가다 보니

설계자가 어떤 분인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참 궁금했다.

만나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우연히 설계사무실을

인터넷으로 알아보다가

- 여기, 나랑 맞겠다!

하고 느낌이 있는 곳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곳이 바로

내가 자주 가던 빵집 설계자 분이었다.

건축 대상을 받은 이력이 있으시기도 했다.


처음 설계사무실에 찾아갔을 때

허름했고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았다.

- 그곳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이 설계사 분,

소장님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하셨다.

이 소장님과 대화를 몇 분만 나눠봐도

- 옳거니!

- 참 대단하시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건축 철학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섬세하게 아이를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또 한 번 나에겐 감동이았다.


- 1억으로 집 지으려 해요.

    놀이터 같은 공간이어도 좋으니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 1억으론 힘들 텐데..  들어보니,

   최하 30평 정도, 세금, 울타리, 기초 공사 등 하면 2억 정도는 있어야.. 부수적으로 돈이 꽤 들어가요.

- 잠자는 공간 외로는 건축 비용이 많이 들지 않게 설계해 보고 싶어요.

- 그럼 벽 한 면은 아이가 그림 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뭐, 이런 식의 대화도 오갔다.

결국 완성형 보다 움직이는 공간으로 컨셉이 잡히는 듯했는데, 미완성처럼 느껴질까 봐 소장님은 걱정하셨고, 그래도 예술적인 건축으로 재미있게 설계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 연못도 만드는 거 어떠냐고 하셨다.

물론 집터를 가장 먼저 오고 가셨다.


내가 짓고 싶은 집에 대해서

원고를 받으시더니 무척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러고 나서 상담을 두어 번

몇 시간이나 하는데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으셨다.

그러다 진지하게 시작하려니,

일반 설계하는 곳보다 반이 더 비쌌다.

우리 상황을 알고 있으셨고

특별히 저렴하게 해 주신다고 하셨는데도

설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예산이 1억인데, 살계비용으로 10% 이상을 쓰려니

한 달 이상을 고민했던 것 같다.


소장님은 돈이 부족하면

집 완공 후에라도 지불하라고 배려해 주셨지만

빚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


결국 결정이 내려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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