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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작가 Aug 01. 2023

연예인 팬

14살 소녀의 일상 중

사춘기 소녀가 되더니 연예인을 너무 좋아한다. BTS 제이홉을 시작으로 투바투 강태현 이제는 NCT dream의 마크 등..


나는 학창 시절 연예인에 그다지 관심 없는 조용한 아이였는데.. 물론 음악캠프처럼 TV에서 프로그램 통해 연예인을 즐겁게 봤지만.. 제주라는 지역이 서울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서 연예인을 본다는 건 사실 꿈에도 상상을 못 해봤다.


단, 부모님이 잠시 가계를 운영할 때 당시 유명한 <소방차> 가수 멤버 중에 한 분이 오셔서 내가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듣고 잘 친다고 칭찬해 준 적이 있디. 텔레비전에서 보던 사람이 눈앞에 있어 마냥 신기했을 뿐 그 이상 의미는 없었다.


그런데 아이는 연예인을 보러 서울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줄곧 체념하기도 하지만.. 엄청 서울에 살고 싶어 한다. 제주라서 다행인 것인지, 잊을만하면 연예인 콘서트나 팬미팅에 가고 싶다고 한다.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 숙박도 문제고 혼자 보낼 수는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여름방학이 되어, 처음 찾은 학원과 독서실.. 이런 일상생활 중 연예인과의 소통이 유일한 낙이 되는지 어젯밤 갑자기 월 4500원 결제를 해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


학습에 한번 전념해 보기로 한 지 며칠 안 되었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집중력의 분산이 걱정되어 단호하게 어제는 안 된다고 하고 말을 끊었다.


아침에 또 또 같은 이야기를 하길래 방학 기간 그럼 한 달만 해보라니까 좋다고 신나 웃는다. 그런데 문제는 결재가 안 되는 거다. 카드 문제인지, 계정과 카드 명의자 문제인지 해결이 되지 않자 다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

근데 자기 카드를 만들어 결제를 꼭 하고 싶단다.


오늘은 좀 걱정이 되었다.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까지는 좋은데

결재를 통해서 연예인과 소통을 한다니

왠지 모를 씁쓸함,,

모든 게 상업적으로

그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순수한 느낌을

간직하며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까지는 좋은데

꼭 돈이 있어야만 결제를 해야만 소통할 수 있다는

그런 시스템이 왠지 이런 따뜻한 분위기를

변질시키게 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워졌다.


새로운 환경에 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번만큼은 아이가 올바른 판단과 생각으로 알맞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지 않은 고민이 하나 추가된 오늘이다. 우짜지~ 일단 그냥 둬보기로,, 아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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