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름 지나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가을이다.
예전엔 여름이 그렇게 좋더니
나이가 들고 있는지
이젠 여름 나기가 힘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같은
가을이 참으로 참으로 좋다!
낮에 마신 커피덕으로 이 시간까지
풀벌레 소리 들으며 책을 좀 보다가
이제서야 하루를 마무리한다.
추석 보름 아주 크고 둥근 예쁜 달을 보고
소원도 오래간만에 빌었고
잘 사지도 않지만 가끔 사는 로또 한 장
역시나 당첨 번호는 하나도 단 하나도 없고
혹시나 싶어 잘 보니 제주는 2등도 없다.
그래도 난 내 삶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내가 만들어가는 하루가 일상이
너무도 소중하고 기쁘고 새롭다.
세상살이가 가끔 낯설고 서럽고 힘들 때도 있지만
내 일에 감사하고
내 가족에 감사하고
내 건강함에 감사하고
내 긍정적인 가치관에 에너지를 듬뿍 얻는다.
3일까지 푹 쉰다.
10월을 새롭게 맞이하며
내일 1일은 소향 콘서트에
2일은 내가 좋아하는 뷔페에 가족과
큰돈을 쥐락펴락은 못하지만
내 평범함에 감사한 오늘이다.
눈물 한 방울 없이 이뤄낸 평범함은 아니다.
그간 10년간의 고민과 상처가 지금의 나를
이만큼이나 성숙하게 했다.
어제 본 토실토실한 달만큼
내 마음의 근육도 토실토실해지고 있다.
풍요로움이 훗날에는 베풂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바라게 된다.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