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도 작가 Feb 05. 2024

한 달 반 두 달 만에 찾아온 위기

내가 예민한 걸까?

그를 믿고 따라보기로 했다.

물론 내 감정에 솔직해보기로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느낌

대학생으로 돌아간 느낌

온종일 그가 여기저기서 보이기도 했다.


내 첫 사람 그와 지독하게 헤어지고

거의 7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이었다.

썸을 제외하고


내가 먼저 다정하게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라서

사람 만나기가 더 어려웠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러다 혼자 살면 사는 거지 그랬는데

올해 가을부터 부쩍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한편으로 외로워지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롭다고 아무나 덜컥 만나고 싶진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는 말이 참 잘 통하는

만나면 즐겁고 설레는 그를 만나게 된 것 같다.


한 달 반 두어 달을 그로 머릿속을 채웠다.

삶이 새롭게 변하는 것도 느꼈다.


1월 말에 어느 때처럼 자기 전 전화통화를 하다가

다른 여자와 나를 헷갈려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

“자기랑 통영에 그림 보러 갔었지?”

난 그와 통영을 가본 적이 없다.

결국 날 닮은 다른 사람과 착각했다고 했다.

웃으면서 누구냐고 하며 이야기를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멍하니 순간 여러 생각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가 그렸다고 보여준 귀여운 아이 그림이 인터넷상에 똑같이 올라와 있었다. ‘이게 뭐지?’ 그가 먼저 그린 그림이 맞나, 날 여러 가지로 속이고 있는 걸까.. 받아들이기 순간 힘들었다. 내가 예민해 있는 걸까, 이게 뭘까… 아니면 내가 사랑에 빠져서 내 가까운 주변조차 그리고 내 앞일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는 부모님을 걸고 여자관계는 깨끗하고 했다.

그의 메시지의 답변을 받아들이고 믿었으나,

그는 결국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을 갖자고 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

묘한 느낌에 그를 사랑했던 내 마음이

덜컹

점점 아닌 것도 같아 그가 너무 밉다.


그에게 전했다.

다른 사람이 또 있는 거라면 얼른 나를 놓아주라고

차근차근 천천히 생각해 보자는 말이

그는 나를 놓아주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곳 서울에서..

정리가 되면 톡을 주겠다는데

이틀 연락을 기다렸고 조금씩 덤덤해지고 있다.

무엇이든 다 이유가 있는 거겠지..

그러니 행여 헤어지게 되면 미련은 두지 말고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순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운명처럼 마지막 사랑의 힘으로

제주에 집을 짓겠다던 그의 약속이

과연 이루어질지

나와 아이를 지켜줄

든든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그가 마련해 줄 수 있을지

결국

하늘의 산타가 내게 준 선물이었는지

꿈같이 왔다간 짧았던 그리운 사랑일지는

곧 2월 안에 결정이 날 것 같다.


참 묘하고 묘한 인연이다.




작가의 이전글 새로운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