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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도 작가 Sep 17. 2024

추석이 여유로워졌다

그래도 연휴는 너무 빨라

모처럼 여유롭고 평화로운 추석이다.

언니 동생은 차례상 차릴 준비로 바쁘단다.


나야 뭐, 너무도 여유로운 추석이다.

하나를 잃음 하나를 얻는 법

어제는 아이와 쇼핑도 했고

오늘은 집안 대청소도 했다.

창틀 문틀도 닦고 옷방도 정리했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서울에서 내려온 중학교 동창 친구를 만났다.

15년 간 연락이 끊겼다가 나를 찾는다고

어떻게 어떻게 알아내서

학교로 연락이 닿아 만나게 된 친구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엄청 놀랐던 그날을 기억한다.


요즘은 선생님 전화번호도 개인정보라서 외부에 함부로 공유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선생님 찾기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친구는 1년 만에 아이가 돌 되기 직전 이혼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는 내게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단다. 워낙 성실하고 올곧은 친구였기에 힘든 내색도 내게 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내게 너무 미안했다고 하는데, 무슨, 미안하긴~, 타 지역에서 15년 간 병원일 하랴, 아이 혼자 기르랴, 엄청 고생했던 것 같다. 나야 부모님이 곁에 있었으니 힘들긴 했지만 의지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있었으니… 더욱이 최근 2주 전에 여태껏 양육해 온 아들을 아빠에게 보냈다고 한다. 사춘기가 되더니, 그렇게 착하고 공부 잘하던 아들과 대화가 잘 안 되더라고, 지금은 저녁에 시간 여유가 생겨 운동도 다니고 집안일도 훨씬 수월해지고 좋긴 하지만 아들이 가버리고서 너무도 허한 공허한 느낌이 들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얼마나 마음 아플까..

물론 잘 키워 언젠가 보낼, 독립시킬 자녀지만,

갑작스럽게 양육에서 멀어졌으니…

만나는 내내 아들 걱정, 아들이야기다.

나였어도 보낸다는 결정이 힘들었을 거다.


내 아이는 요즘 부쩍 철이 들었는지~

얼마 전 내 잔소리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어버린 건지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내 이야기에 시원시원하게 답해준다. 내가 이렇다고 말해주니까, “내가 그랬나?” 한다. 웃김~


딸이면 어떻고 아들이면 어때,

난 사실 어릴 때부터 아들, 딸 두 명을 낳고 싶었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이렇게 이혼할 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다행인지,,

혼자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 둘 키우다가

내가 아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싱글맘들 정말 존경스럽다.

싱글대디 역시~~

국가에서도 정책적으로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아이는 이제 다 컸지만

어린 경우는 양육 시간도 번갈아 가게 정함 어떨는지..

나 역시 거의 혼자 키웠으므로 쉽지는 않았다.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추석 연휴, 딸과 알콩달콩 이야기하며,

토, 일, 월 연휴 3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학교에서 일을 해도 안 해도 시간은 잘만 간다.


내일 오후에는 부모님 댁에 가서 오랜만에 식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식사하고 온다. 시댁이 없으니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심심한 느낌마저 들지만 평온하게 추석을 보내고 있음에 감사하다. 신경 쓸 일이 전혀 없으니..


오늘은 아이와 이야기하다가

우리 딸 성도 엄마성을 따르게 했어야 했는데

하고, 본심이 나와버렸다.

친권, 양육권 모두 내게 있는데

성을 바꿔줄 생각은 지역이 제주였기 때문에

가까운 다른 사람 눈치 보여 못 바꿨다.

이미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추석, 딸과 둘이 여인천하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푸훗!!


올해 추석은 소원

“항상 건강하게 해 주세요~”

나이가 드는가 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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