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주말
아빠 생신이라 저녁에 온 가족 모임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혼했지.”라는 말을 했던 엄마의 눈빛도 시간이 흐르니 많이 부드러워져 있다.(그럴만한 이야기를 들을 상황이 분명 아니었기에 상처가 너무 컸고 온 세상이 하얘졌던 내 평생의 아득했던 한순간이었다.)
두어 달 나도 나를 더 토닥거렸다.
그 사이, 분명 나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았으며
스스로 점점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최근 연예계 유명 인사들의 이혼 소식을 접하며 이제는 이혼이 숨기고픈 비밀이 아니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자 새로운 희망이 되도록 응원해줘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상처받은 그들의 영혼에 한 스푼의 달콤한 설탕을 넣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혼 예찬가’가 아니다. 더 신중하고 최선을 다해 행복한 가정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살다가 또 살아내다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으면 당당하고 건강하게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격려받아야 하지 않을까?
- 이혼은 흉이 아니잖아요.
- 이혼은 죄가 아니잖아요.
자녀들도 부모의 행복을 위해 점차 이해하고 변화된 환경에서 자신들의 안녕과 행복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맞닥뜨려야 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다 힘 있게 살아갈 긍정의 에너지를 얻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혼 가정이 많아질 미래를 우리 사회는 새롭게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맞이해 줘야 할 것이다.(그 이전에 부부로서의 도리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당연 모범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다양한 준비를 좀 더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은 서서히 변하기 마련이다. 아무쪼록 초심을 잊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에 더더욱 감사할 줄 알아야 하겠다. 끝까지 행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삶에서 행복한 마무리가 가장 어려운 법이다.
고요한 물은 잔잔하고 아름답지만..
잠시일 수 있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든 정화의 시간이 또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