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어느 주말에
몇 주 정신없이 바쁘다가
이번 주말 푹 쉬고 있다.
(다음 주 수능이 있어 더욱..)
제주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
외출도 집안일도 어제부터 오늘은 쉼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차분해지면서
잠도 잘 온다, 낮잠도 잘 자게 된다.
유일하게 <정년이> 드라마와
연애 프로그램을 돌려보며 뒹굴거리는데
문득 나도 이제 50, 쉰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현실감이 직시되었다.
고등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난 내가 나이 듦도 잊고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17, 18, 19, 10대 아이들을 만나
가르치고 상담하고 여러 공감을 형성하다 보면
나도 내 나이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나도 마음만은 10대가 되어 그들과 소통하고 있는,,
좋다면 좋은 것인데
사회의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내가 사회 경험이 많이 부족하단 생각과
좀 더 큰 그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 주어진 삶의 반은 그럭저럭 지내 왔으니
이제 남은 반은 평온하면서도
때로는 설렘과 도전적인 일들로 활력을
조금씩 채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때로는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기도 하지만
또 평일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학교 집의 반복이지만
오늘따라
나만의 나다운 삶이
어떤 삶일까를 되짚어보게 된다.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아가기 위해
조금씩 내 스스로를 정비해야 할 타임인 것 같다.
교사도 아닌, 엄마도 아닌, 딸도 아닌
나는 나대로의, 나만의 삶을
현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지만
가끔은 어떨까, 무얼해야 할까를
조금씩 생각해보고
조금씩 준비해야 할 타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