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상 중년심리 Nov 19. 2023

중년기 이후의 삶

여전히 성취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홀로 서기, 마음챙김이 답이다.

 중년기에 직장을 다닐 때는 비슷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인생에는 좋고 나쁜 길이 없고 그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갈 뿐이지만, 그러나 중년기를 지나고 나면 정말 다양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중년기는 대략 40대부터 60대라고 볼 수 있는데, 중년기 이후에 다양하게 살아가게 되는 이유는 현직에서 떠나 은퇴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고속도로에서 운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직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직장이라는 고속도로가 끝이 나고, 벌판 속에 내 던져진다. 이때부터 사람마다 확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도로에서 차를 몰 때는 누구나 다 비슷한 길을 따라가지만, 길이 없는 벌판 속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철학대로 각각 매우 다르게 길을 만들어 간다.


 중년기 이후 삶은 어떻게 살아갈까 ?

  중년기 혼란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르다. 중년기 때 자기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기 삶을 찾아가는 사람과 중년기 이후에도 과거에 살아왔던 삶을 계속 반복하는 사람은 차이가 난다. 즉 노화를 겪는 것처럼 누구나 중년기에 혼란한 과정을 겪는데, 그 혼란스러운 과정을 지혜롭게 겪을수록 편하게 노년의 과정으로 갈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년기 이후에도 성공과 성취의 삶을 추구한다.)

 대부분 중년 이후에도 젊은 시절과 마찬가지로 성공과 성취의 삶을 추구한다. 그러나 은퇴를 하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끊기게 된다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나이로 은퇴를 정해서 일정 나이 대략 60세 이상이 되면 더 이상 현직에서 일하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일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면 무기력과 무료증을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성공과 성취, 일이 삶의 전부였기 때문에 일 이외에서는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무료하다. 대부분 무기력에 시달리고 일을 찾으려 애쓴다. 무기력한 삶에 화가 나고, 아내와 가족에게 짜증을 풀다 보니 대부분 사이가 나빠진다. 


 무기력한 삶 가운데 가장 흔한 일은 알코올에 의존하는 것이다. 중년기에 가장 힘든 것은 불면증이다. 남성도 갱년기를 겪어서 불면증이 오기도 하지만, 무료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겹쳐서 불면증이 생긴다. 이런 불면증에서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다 보면 음주가 점점 늘어나게 되기 쉽다.


 특히 대화할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일이 없어지면 인간관계가 끊기고, 대화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동창회에 가서 보면 서로 자기 이야기하기 바쁘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없다. 20명이 모이면 최소한 열댓 명 이상이 남이 듣던 말든 술에 취해서 혼자 이야기한다. 남의 말에 대해서 공감해 줄 여유가 없다. 내 마음 속에 품은 말을 뱉어내기 바쁘다.


 더 말초적인 자극은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이다. 의외지만 중년의 대화 소재가 여자 친구가 많다. 그동안 사회적인 제약으로 억눌려 있던 여성에 대한 욕망이 풀어진다. 기회만 되면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여자 친구가 있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소개해 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골프를 치게 되면 여성 멤버와 합류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런 경우에  골프를 매개로 남녀 관계가 맺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친구도 많다. 경제적으로 식대를 지불할 여유가 없을 때는 스스로 연락을 끊어 버린다. 친구와 후배에게 연락했을 때 전화를 받지 않으면 모멸감에 다시는 전화하지 않게 된다. 연락을 끊고 연락처를 차단시키는 친구도 많다.


(홀로 서기, 마음챙김이 답이다.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다.)

 건강하게 중년기 혼란을 극복한 친구는 중년 이후에 홀로 독립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이런 친구는 그동안 사회에서 쌓은 인간관계보다 자신과 가족에게 집중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 나를 돌아보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잘 다루면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지 않고 인생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지고, 자신감도 생긴다. 이것을 기반으로 타인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동반자를 찾는다. 그리고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찾는 작업을 한다. 


 올초에 퇴직한 후배 중에 혼자서 잘 노는 친구를 봤다. 이런 친구들은 퇴직을 하고 나면 우선 아내와 같이 여행을 간다. 아내와 여행을 같이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를 갈까 저기를 갈까 결정할 것이 많다보니 싸울 일이 많다.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나서도 그동안 소홀했던 아내와 같이 시간을 잘 보내며 오손도손 잘 지낸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바쁘게 지냈던 일상을 접어두고 혼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자기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자기 자신의 위치와 경제력 등 환경을 잘 살펴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기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간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아내와 자녀와 사이도 좋고, 찾는 친구도 많다. 그러나 이런 친구는 정말 많지 않다. 드물다.


 나이가 들면 성공과 성취의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중년 이후에는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취대신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일찍 깨달을수록 자기에게 맞는 취미를 찾고 아내와 자녀들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대부분 일할 기회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성공과 성취를 계속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일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를 원망한다. 삶에 찌들고, 자녀도 친구도 다 떠나고 노화만 남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와 배우자를 이해하게 된 중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