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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Oct 07. 2022

지긋지긋한 뿌리파리의 예방&방제

해충 관리 방법 (2)

 화분 위에 검은색의 아주 작은 날파리 하나가 날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화분 위를 시작으로 온 집안을 날아다니는 이 날파리로 인해 굉장히 고통 받을 수 있다. 이 지긋지긋한 벌레의 이름은 '작은뿌리파리'이다. 가드닝을 하면서 만나는 성가신 해충 중의 하나이다. 작은뿌리파리를 줄여서 '뿌리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작은뿌리파리는 식물을 키우지 않는 가정에서도 살고 있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날파리 정도로만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다. 그러나 가드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해충이며 꼭 적정 수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방제해야 한다.


 뿌리파리가 발생했을 때 성충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성충은 식물을 직접 흡즙 하거나 섭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났을 경우 온 집안을 날아다니는데, 평범하게 나는 것이 아닌 미친 것 마냥 휘청휘청 날아다녀 사람을 괴롭힌다. 식물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는 것은 성충이 아닌 유충이다. 뿌리파리 유충은 토양 속 유기물, 곰팡이를 먹고 산다. 영어 이름이 'fungus gant'인 이유는 곰팡이를 먹이로 하여 살아가는 벌레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점은 유충의 먹이가 유기물, 곰팡이와 더불어 식물의 뿌리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식물의 뿌리를 파고들어 갉아 먹으면서 식물을 고사시킨다. 뿌리파리의 수가 늘어나다나가 어느 날 갑자기 식물이 말라죽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구근류에 발생한 경우 유충이 섭식한 부위를 통해 무름균에 감염되어 구근이 무름병에 걸려 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가신 뿌리파리는 초기에 미리 예방해서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 뿌리파리 예방 방법 ◎ 

 뿌리파리의 유입을 막기 위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식물을 구입한 뒤 살충제를 뿌려 다른 화분과 분리하여 격리시킨다. 뿌리파리가 좋아하는 환경은 부숙 되지 않은 유기물, 습도가 높으며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토양이다. 유기물을 좋아하여 유박, 계분, 돈분, 쌀뜨물의 퇴비를 좋아한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봄과 여름에는 가정 화분의 유기질 퇴비 시비를 피한다. 상토의 기본 재료로 많이 이용되는 코코피트와 피트모스 중에 부숙 되지 않은 코코피트에서의 뿌리파리 발생 정도가 높다. 곰팡이가 잘 생기지 않는 토양으로 식재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가 잘 생기지 않는 토양은 통풍과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다. 식물의 특성상 통풍이 잘 되는 토양에 식재하기 어려운 경우 흙 표면에 멀칭을 활용한다. 흙 표면의 유기질 토양에서 서식하는 경우가 많아 화분 표며을 무기질 토양인 화산석, 마사토, 금사(모래) 등의 작은 입자로 1cm 이상 멀칭 해주는 것이 좋다. 식물 물 주기에 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무기질 토양으로 멀칭은 추천하지 않는다. 물 주기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마일즈응애와 수태 멀칭을 추천한다. 축축한 수태를 사용하면 뿌리파리가 더 잘 생길 거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태는 흙 표면을 차단하고 습기를 유지하면서 마일즈 응애의 서식지로 제공하여 뿌리파리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써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활용하여 통풍이 잘 되는 환경을 조성하며 상시 저면관수 화분을 제외하고 화분 받침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관리한다. 




◎ 뿌리파리가 발생한 경우 

 이미 뿌리파리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뿌리파리의 발생 정도에 따라 해결방법을 나뉘어 볼 수 있다. 뿌리파리가 특정 화분 한 곳에서만 발생한 경우 그 화분을 새로 흙갈이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어느 화분에서 발생했는지 모르겠고 집에 화분이 많다면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방제를 활용한다. 


(1) 물리적 방제

 1) 끈끈이 트랩

 끈끈이 트랩을 활용하여 날아다니는 성충을 잡는다. 끈끈이 트랩은 근처 잡화점이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끈끈이 트랩은 성충을 잡아 번식을 억제하여 개체수 증가를 막는데 효과적이다. (끈끈이 트랩은 노란색과 꽃무늬가 있는 것으로 나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꽃무늬 트랩을 추천한다.)

 2) 감자 유인

 문제가 되는 유충은 자른 감자를 이용하여 유인한다. 뿌리파리 유충이 좋아하는 감자를 절반 또는 삼등분하여 흙에 묻은 뒤 유충을 유인한다. 3,4일 후 유충이 감자 표면에 붙은 것을 확인한 뒤 버리고 새로운 감자로 교체하면 된다. 



(2) 생물학적 방제

 1) 식충식물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을 활용한 물리적, 생물학적 방제가 가능하다. 식충식물 중에서 끈끈이주걱의 뿌리파리 포획 능력이 뛰어나다. 일반 식물 사이사이에 끈끈이주걱 화분을 배치하여 끈끈이 트랩을 대체할 수 있다. 다만, 끈끈이주걱에게 적합한 토양 환경이 습도가 높은 토양으로 오히려 뿌리파리가 늘어날 수 있다. 끈끈이주걱을 활용하여 방제하고자 하는 경우 수태나 생수태로 멀칭 할 것을 권한다. 


 2) 천적

 마일즈응애를 활용하면 뿌리파리유충의 방제 및 개체수 유지에 용이하다. 마일즈응애는 뿌리파리 유충뿐만 아니라 뿌리 응애, 총채벌레 방제에도 효과적인 천적이다. 섭취용 먹이가 없을 경우에는 부식물을 먹이로 살아가기 때문에 식물에 해가 없고, 활동성이 좋아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다. 일반 살충제에는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생명력이 좋기 때문에 뿌리파리 유충 제거용 농약을 같이 사용해도 무방하나 살충제를 같이 사용했을 경우 일시적으로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 뿌리파리 유충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경우 살충제 살포 후 2주가 지난 후에 방사하는 것이 좋다. 


 3) BT, 곤충병원성 선충

 기타 생물학적 제재로는 BT(비티쿠르스타키)를 활용할 수 있으나 추천하지 않는다. BT제품으로는 BTI를 이용한 모스키토바이츠, BT(Bacillus thuringiensis, 바실러스 투링기엔시스)를 활용한 총진싹 등이 있다. BT는 독성 단백질을 형성하여 곤충이 섭식하게 되면 곤충의 소화기관에서 독성 반응을 일으켜 패혈증으로 죽게 하는 원리를 활용한 생물학적 살충제이다. (참고로 BT 미생물을 이용해 식물에 적용시킨 것이 GMO이다.) BT제품을 활용했을 경우 하얀색 곰팡이가 생길 수 있는데 식물에 해가 없다고 설명서에 적혀 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본 결과, 두 제품 모두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준 반면 뿌리파리 제거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비슷하게 곤충병원성 선충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덩어리 입제로 나와 물에 개어 사용하는 제재인데 물에 잘 풀어지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비싼 가격에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추천하지 않는다.



(3) 화학적 방제

  1) 과산화수소

  화학적 방제 방법으로는 과산화수소,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과산화수소수(3%과산화수소)를 이용하는 방법은 과산화수소수 원액을 물과 1:1로 희석하여 분무기에 담아 흙 표면에 살포하는 것이다. 이렇게 살포함으로써 흙 표면에 생긴 곰팡이를 제거하고 알과 유충의 세포막을 공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았을 때 효과가 미미하여 추천하지 않는다.

 

 2) 농약

 살충제로는 크게 농약천연살충제로 구분할 수 있다. 농약은 법적으로 온라인 거래가 금지이며 근처 농약사나 종묘사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뿌리파리는 분해가 빠른 저독성 농약으로도 방제가 가능하며 파리목에 사용하는 농약으로 구입하면 된다. 농약사에서 구입한 농약은 농약 주의사항을 읽고 희석 비율에 맞춰 살포한다. 실내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는 마스크와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 바람을 등지는 방향으로 살포한다. 토양에 있는 유충을 대상으로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 희석액을 화분에 서서히 부어주는 관주를 하거나 압축 분무기로 화분 표면부터 바닥까지 골고루 흡수되도록 살포한다. 뿌리파리 방제를 위한 농약 살포는 반드시 집안에 있는 모든 화분을 대상으로 살포해야 하며 3, 4회에 걸쳐 반복하여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인 농약으로는 클로로티아니딘 수화제인 '빅카드'가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빅카드는 수화제로 물에 섞어 사용한다. 같은 계통으로 코니도는 입제로 흙에 섞어 사용한다.) 빅카드나 코니도의 성분인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곤충의 신경전달 물질 수용체를 차단하여 죽이는 약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냄새가 없고 저독성이며 사용이 용이하여 국내 가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약이지만 꿀벌 학살의 원인으로 뽑혀 유럽에서는 금지된 성분이다. 개발된 지 오래된 농약이기도 하여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빅카드 외에 저독성의 표적 해충을 죽이는 농약을 추천한다. 아이와 키우는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 사용과 보관에 주의한다.


 3) 기타 살충제

 농약은 아니지만 살충제로 판매되고 있는 약이 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살충제가 그 예인데 이들은 법적으로 농약으로 구분되지 않고 영양제 식물보호자재로 구분된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농약 외 살충제로는 '비오킬'이 있다. 바퀴벌레, 모기, 파리 등의 제거에 사용되는 살충제로 약국이나 온라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비오킬의 성분은 퍼메트린 성분으로 냄새가 없고, 제충국 성분인 피레트린 성분보다 강력한 만큼 잔류기간이 길고 유해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내분비계 관련 안정성 논란이 있는 약으로 사용 시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어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타 천연살충제로 판매되고 있는 것에는 제충국 추출물(피레트린), 유칼립튜스 추출물, 님오일, 목초액, 고삼 추출물, 계피 추출물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살충제는 제충국 추출물이다. 제충국 약제는 신경계 살충제로 허브향이 나며 계면활성제 성분과 희석하여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제충국의 피레트린 성분은 온혈동물에게 안전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나 물고기나 일부 고양잇과 동물에게는 독성 반응을 보일 수 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사용 시 유의해야 한다. 

 시중에 너무 많은 살충제가 있기 때무에 어떤 살충제를 사용해야할 지 고민될 수 있다. 어떤 살충제를 사용해야 효과 있으면서 안전할까? 고민되는 사람을 위해 지금까지 사용해본 살충제 중에서 몇 가지 추천하자면 다음과 같다. 반려동물에 대한 안전성이 있으며 효과가 좋은 살충제로 고삼 추출물인 '마트린'을 추천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추출물 중에서 고삼으로 추출된 성분만으로 이루어진 약제가 있다. ('바이킬'이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마트린은 곤충의 섭식, 접촉 독성을 보이는 살충제로 예로부터 가축의 소염, 살충 목적으로 사용되던 성분이다. 물에 희석하여 관주 또는 살포의 방식으로 사용하며 유충에서부터 성충까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제이다. 마트린 성분은 분해가 빠른편이라 더운 날에는 희석액이 하루 만에 상해버린다. 남은 희석액은 하수구로 버려주거나 화분에 부어주는 것이 좋다. 농약과 마찬가지로 모든 화분에 살포하며 뿌리파리의 개체수가 줄어들 때까지 몇 차례 반복하여 살포한다. 


< 천연 살충제, 정말로 안전한가? >

 '천연'이라는 단어에 속아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농약도 천연물질인 석유에서 뽑아낸 약이며, 황 성분도 천연이다. 천연 성분으로 알려진 퍼메트린은 내분비계 독성, 피레트린은 신경게 독성, 황 성분은 호흡기 질환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천연 살충제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용도에 맞게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해충은 무조건 박멸해야 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 맞을까? 해충도 생태계를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식물이 자라는 환경에서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자연과 같은 토양 생태계로 보고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다면 해충을 박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유지와 동거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와 환경에 건강한 가드닝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작은뿌리파리(fungus gnat)

1.1~2.4mm이며 머리는 흑갈색, 몸은 대체로 검은색을 띠고 있으며, 6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유충은 4령까지 있으며, 유충의 몸길이는 4mm 정도로 머리는 검고 몸은 투명하여 섭식한 먹이가 보인다. 번데기는 연한 황갈색으로 촉각과 다리가 밖으로 나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 작은뿌리파리(국가농작병해충관리시스템)]


* 나무위키 : 작은뿌리파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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