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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Oct 06. 2022

고추는 다년생 나무이다.

알고 있으면 유용한 식물 상식 (3)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채소 1위는 무엇일까? 바로, 고추이다.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떡볶이, 김치, 닭발, 감자탕, 나물 등 한국인의 밥상에 고춧가루가 올려지지 않은 음식을 찾기가 어렵다. 오죽하면 고추에 고춧가루가 들어간 쌈장을 찍어 먹을 정도이겠는가. 고추는 음식 외에도 소화제, 파스, 기피제 등의 원료로도 사용되기도 하는 활용도가 높은 채소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고추가 사실은 채소가 아니라 과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렇다, 고추는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이다. 




고추의 기원 & 한국으로의 전래

 

 고추의 원산지는 사계절 내내 1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중앙아메리카이다. 인간이 고추를 재배한 것은 기원전 수천 년 전으로 추정이 되며 인간에게 친숙한 식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추가 현대 문명으로 들어오게 된 지는 불과 6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고추를 서구 문명으로 가져온 사람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이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에서 고대 문명의 사람들이 재배하던 농작물인 호박, 옥수수, 감자, 토마토, 가지, 고추 등을 유럽으로 들여왔다. 고추는 그중 독특한 향과 맛으로 당시 금으로 불렸던 후추와 같이 환금성이 높을 향신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들여왔다고 한다. 유럽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고추는 생각보다 재배가 수월했으며 유럽 전역에서 키울 수 있는 대중적인 채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고추로 돈을 벌고 싶었던 콜럼버스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현대 문명의 중요한 음식의 중추를 담당하는 채소를 가져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고추는 일본으로 전파되고, 임진왜란을 계기로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되었다. 임진왜란으로 들어왔던 고추가 어떻게 우리 식탁에까지 올라왔는지에 대해 찾아보면 재밌는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은 고추를 불에 태워 화학 무기로 사용했다. 일본이 사용하던 고추가루탄이 전쟁 중 우리나라 병사들의 주먹밥에 튀었는데 어쩔 수 없이 먹었다고 한다. 아니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은거 아니겠는가? 이후 전쟁터에서 고추 씨앗을 구해 심었다는 얘기가 있다. 설마 독약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고추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을 거라고는 일본도 생각 못 했을 것이다. 독약(?)을 맛있게 즐겼던 우리 선조의 입맛에 맞춰 한국의 밥상에도 붉은색의 고추가 자리 잡게 되었다. 




고추는 채소인가, 과일인가?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고추'나무'의 모종을 구입하고 꽃이 피고 난 뒤 열린 '열매'를 수확한다. 고추가 과일이기 전에 채소와 과일이 차이는 무엇일까? 채소는 초본류(풀)에서 자라는 작물이며, 과일은 목본류(다년생)에서 자라는 작물을 일컫는다. 채소와 과일이 헷갈리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채소라 규정함은 한해살이로 자라는 식물을 말하기 때문이다. 고추는 한반도의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매해 봄에 새 모종을 심어 재배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추를 한해살이로 보고 채소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보았을 때, 고추는 목본류 다년생 작물이기 때문에 과일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고추가 다년생 작물이라고?

 1년 내내 온난한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자라는 고추는 다년생의 나무이다. 우리나라도 가을, 겨울에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주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준다면 매해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다. 실제로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나 식물원에서 다년생으로 관리하고 있는 고추나무를 볼 수 있다. 고추뿐만 아니라 같은 가지과에 속하는 가지, 토마토도 다년생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다년생 식물에 열매가 미관상 아름답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분재로 재배하기도 한다. 조금 까다롭기는 하지만 가정에서도 다년생 고추를 재배할 수 있다. 고추는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수세가 약해져 잎과 열매를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완연한 가을이 되기 전에 따뜻한 실내로 들여 식물 led 아래에서 관리하며 겨울을 나면 이듬해 다시 고추가 열린다. 가정에서 다년생 고추나무를 재배하기 까다로운 이유는 고추 자체가 광요구도가 높은 식물이며,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병충해가 잘 생기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매콤하며 시원한 맛이 나는 고추를 사람뿐만 아니라 새, 곤충이 탐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궁금하면 한 번 다년생 고추 키우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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