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7000RPM 어딘가엔 그런 지점이 있어. 모든 게 희미해지는 지점. 그 순간 질문 하나를 던지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넌 누구인가?" (RPM: 1분당 엔진이 회전하는 수)
최근에 본 "포드 V 페라리"라는 실화 기반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대사이다.
주인공인 캐롤 쉘비와 켄 마일스라는 파트너가 Ford 팀으로서 레이싱 대회중 가장 권위있는 프랑스 '르망 24시'에 참가하여 당시 5년 중 4년동안 우승한 페라리 팀을 이기는 영화이다.
(물론 페라리는 이겼지만 포드는 2등으로 대회를 마감한다. 이후 두 파트너가 만든 자동차 GT40을 통해 미국인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년연속 우승하게 된다.)
당시 포드는 쉐볼레한테 실적에서 밀리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고, 마케팅팀에서는 당시 부도상태였던 엔조 페라리를 인수하여 레이싱카 쪽 사업을 넓히려고 했다. 다만, 포드와 조건이 맞지 않은 페라리는 같이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업체인 Fiat에게 지분을 넘기는 대신 경영은 지속한다는 조건으로 포드와의 거래를 철회한다.
헨리포드 2세는 본인을 무시한 엔조 페라리에게 화가나서 페라리를 이길 수 있는 자동차를 제조하라는 회장 직접 오더를 내린다. 이에 마케팅 팀에서는 미국인 역사상 르망 24시에서 우승하였지만 심장문제로 인해 더이상 레이싱을 할 수 없었던 캐롤 쉘비를 영입했고 캐롤은 켄 마일스와 팀을 꾸려 프로젝트에 진입한다.
드라이버인 켄 마일스는 성격이 매우 괴팍하고 남하고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자동차에 미친 사람이다. 운전부터 시작해서, 조립, 수리, 부품 등을 다 꿰뚫고 있으며 무언가 하나가 맘에 안들면 끝까지 파헤쳐 완벽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성격이다. 순수하게 인생의 모든것을 자동차에 바친 사람이었다.
이러한 거친 면모가 맘에 들지 않은 포드 경영진은 켄 마일스를 배척하고 다른 드라이버를 찾는 것을 강요하면서 우승이라는 본질이 아닌 회사 이미지와 본인들의 회사내 자리를 위한 것만 지키기에 급급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힘든 과정속에서 포드 GT40을 개발하고 르망 24에 출전해 페라리를 꺾고 준우승을 달성하는 이변을 일으킨다. 그리고 켄 마일스는 준우승한 해인 1966년에 쉘비와 차 테스트 운전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캐롤 쉘비가 켄의 집에 찾아가 켄의 아들과 덕담을 나누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정확하게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느낌이 올때가 많다.
특히, 어느정도 일이 익숙해진 30대초중반에 들어서니 더더욱 이런 생각이 많다.
이 일을 선택한것이 잘한건가?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그러면서 요즘 가장 크게 와닿는 생각은 각자의 인생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하고있는 무언가가 일이 아닌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 인생이라는 어려운 의미 앞에 조금이나마 당당하게 설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초년생때에 일을 시작하면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런 경우에는 아래의 질문을 생각하면서 답변을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 일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나는 돈을 벌고 싶어서 금융권으로 왔다.
열정을 쫒는 것도 좋지만 당시에는 돈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도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틀린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본이 있어야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가벼히 여겨서는 안되고 돈벌고 싶다는 마음을 속물로 봐서는 안된다.
다만, 단순히 돈만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되서는 안된다. 내가 정말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멈춰서는 안된다. 나는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 찾기위해서 스스로 발버둥치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돈때문에 금융권을 왔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항상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사업을 분석하는 능력을 다른 산업 대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기업처럼 대형프로젝트를 위한 수많은 부서들이 협업하는 방식보다는 소수의 인원으로 빠르게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능력을 길러 나중에 내 사업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내 사업을 통해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가 있다.
바로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된다. 현실에 치이고 하다보면 이러한 생각에 많이 무뎌질수 있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서 잊어버리지 말고 끝까지 생각하면서 노력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보다 뇌리에 많이 남았던 것은 엔조 페라리 회장과 헨리포드 2세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작중 헨리포드 2세는 24시간동안 진행되는 경기에 지쳐 헬기를 타고 저녁식사자리를 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때 엔조 페라리 회장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까 봤나? 미국 자동차계의 거물이 헬기로 떠나시더군."
페라리를 이기겠다고 선언한 헨리포드 2세는 정작 자신의 차가 아닌 헬기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비꼬는 것이었다.
또한 경기가 종료되고 레이싱 거리의 오차로 인해 포드팀이 준우승을 차지하고 맥라렌이 우승을 차지했을 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맥라렌 우승팀과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헨리포드 2세에게 갔을 때, 엔조 페라리 회장은 켄 마일스를 보면서 경례를 표한다.
순수하게 본인의 열정을 쫒는 켄 마일스에게 같은 성향을 가진 엔조 페라리가 보내는 존중이었다.
영화의 내용을 토대로 과거가 아닌 현재 시점에서 판단해보면 결국 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켄 마일스, 캐롤 쉘비, 엔조 페라리)이 맞았다라는 결론이 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포드는 캐롤 쉘비와 켄 마일스가 설계한 GT40 이후 더이상 진화하지 못했으며, 나아가서 도요타, 혼다, BMW, Benz, 현대에게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내주고 만다.
그리고 포드와 다르게 페라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차라는 브랜드를 확립하며, 포드와는 다른 위상을 나타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항상 점검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멈추지 말고 계속 발버둥쳐보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하는 지 꼭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