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 Z에게 (1)
"라떼는 말이야~~"
나보다 직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보통 장난스럽게 본인 과거 이야기를 시작할 때 썻던 꽤 유명한 말이었다.
그리고 시작되는 본인의 과거 얘기가 시작되면, 그랬었냐면서 반응해줘야 하는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웃프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각 세대에는 그 세대만의 트렌드와 이야기가 있기에 머리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행동이다. 더 웃픈것은 나 자신도 가끔 나보다 어린 동료에게 저런식으로 말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1~2년간 직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두개의 말이 있다.
나보다 위의 세대분들과 대화할 때는,
"요즘 MZ들은 말이야..."
나보다 어린 친구들하고 대화할 때는,
"저희는 M아니고 Z세대에요"
위의 세대에게는 Z세대랑 같이 취급되고, Z세대에게는 위의 세대와 엮이는게 M세대의 현실이다.
아마 Z세대들이 M세대와 같이 엮이기 싫어하는 이유들은 다양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이유는:
"Z세대 특유의 개성과 자유로움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M세대 본인들도 신세대임을 자처하면서도 윗세대의 마인드와 행동을 이해하는 것, 즉 젊꼰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 아닐까싶다.
솔직히 부정하고 싶지 않다. Z세대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서 조금 부정적이게 보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전부다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다.
물론 내가 M세대를 전부 대변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난 z세대들이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실이 있다.
그건 바로, 우리 M세대들이야말로 Z세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세대라는 것을 말이다.
M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를 전부 겪은 세대이다. 지금 Z세대는 디지털 문화를 태어났을 때부터 받아들였기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M세대는 어렸을 때 아날로그 문화를 경험하고 학창시절을 넘어가면서 디지털 세대로 변화하는 과정을 경험한 유일무이한 세대이다.
이 변화의 과정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도 민감한 세대이기도하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Z세대 이전에 Z세대였다.
지금은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고, 트렌드 확인과 새로운 트렌드의 확산이 매우 용이하다. 하지만, M세대 또한 그 시절의 플랫폼을 통해 우리의 개성과 트렌드를 확산하였다. 국내에서는 싸이월드였고 세계적으로는 지금 Z세대들은 거의 쓰지 않는 페이스북이였다.
즉, 플랫폼과 기술의 차이인거지 우리가 디지털 매개체를 통해 트렌드를 만들고 확산했다는 것은 지금의 Z세대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의 40대 이상의 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도 이미 다 겪어본 일이기 때문이다.
Z세대들은 아마 본적도 들어본적도 없겠지만, 당시 우리가 20대일때에는 개념없다, 당돌하다와 같은 말들을 수없이 듣고 자란 세대가 우리 M세대이다.
그러니, 우리 M세대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진중하게 다가와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Z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