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에 함께했던 특별한 이벤트 Ⅰ
“선생님 또 할거죠?”
“글쎄 학생회의에서 결정….”
“꼭 해요! 꼭요! 그땐 더 잘할 거예요.”
복도에서 만난 채영(가명)이는 오늘도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버린다. 그럴 때마다 채영이가 태블릿 PC에 머리를 박고 한숨을 내쉬던 모습이 떠올라 코웃음이 나온다.
‘얼마나 아쉬웠으면 저럴까?’
6월 말 정기 학생회, 회장의 공약 중 하나인 즐거운 학교 만들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방학 전에 잊히지 않을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 보자며 게임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나왔다.
임원들의 눈이 잠깐 반짝였지만, 그 빛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전통 놀이부터 보드게임 그리고 모바일 게임까지 게임의 세상은 워낙 넓었고, 초등학생이지만 테트리스를 할 줄 아는 학생부터 고등학생이지만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의 뜻을 모르는 학생까지 우리 아이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궁리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있어야겠다 싶어 임원들에게 태블릿 PC를 나눠줬다. 각자 요즘 좋아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그제야 회의 분위기가 조금 활기를 띠는 듯했다.
“제 것 태블릿은 인터넷 연결이 안 돼 있어요.”
고등부 대표 임원이 손을 들었다. 와이파이 기능이 꺼져 있었는지 태블릿을 화면 한 가운데[인터넷 연결 없음]라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고 그 위에 공룡 한 마리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맞다!”
잊혔던 기억이 떠올랐다.
“얘들아, 이거 어때?”
구글에서 만든 크롬이라는 인터넷 브라우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어(현재는 엣지)처럼 인터넷에 접속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인데, 이 크롬 브라우저 안에도 이스터 에그가 존재 한다. 바로 인터넷이 끊어졌을 때 인터넷 연결 없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등장하는 공룡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공룡을 톡 하고 눌러보자! 길이 펼쳐지며 공룡이 달리는 게임이 시작된다. 공룡의 질주를 막기 위해 중간중간 장애물이 등장하는데 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을 툭 하고 누르면 끝이다. 공룡은 폴짝 뛰어서 장애물을 통과한다. 특별한 규칙도 복잡한 조작 방법도 없이 손가락만 조금 놀리면 되기에 누가 해도 부담 없는 게임이다. 이걸 어떻게 알았냐고? 비행기 연착으로 모든 인터넷이 차단된 상태에서 두 시간을 버텨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절실하면 무엇이든 찾게 된다.
학생회 임원들은 이런 숨겨진 기능이 있었냐며 감탄했고, 곧 자신이 대회에 나갈 것처럼 게임에 빠져버렸다.
“어때! 할 만할 것 같아?”
“…”
집중했는지 대답이 없다. 분명 대회명은 학생회와 함께하는 게임대회인데 이러다가 학생회가 참여하는 게임대회가 될 판이었다. 어쨌거나 모든 임원이 동의했기에 대회에서 임원들의 역할을 정했다.
공룡이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부딪친 순간 화면 오른쪽 상단에 나타난 점수가 선수의 기록인데 그 순간마다 내가 참가자들의 화면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이 때문에 학생회 임원들이 심판으로 게임을 참관하고 점수를 알려주기로 했다. 또 게임이 종료되었을 때 실수로 화면을 다시 누르면 점수가 초기화 되는데 이렇게 되면 선수 기록을 확인할 길이 사라져 버린다. 사전 안내를 통해 이 경우는 실격을 주기로 했고 임원들이 이 부분도 살펴봐 주기로 했다.
무엇인가를 감독한다는 기분, 흔히 말하는 완장 찼다는 기분이 들었나 보다. 역할에 관해 설명을 듣는 내내 임원들은 “맡겨만 주십시오!”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 주었고, 나도 괜히 기대감에 들떠 또 신경 써야 할 부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드디어 게임대회 포스터를 급식실 앞에 부착했다. 참가 선수 중 4등까지 소속 학급에 치킨을 보내주는 어마어마한 이벤트! 일주일간의 참가자 모집 기간이 끝나고 어느덧 선수 면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