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사슬

by dy


첫 번째 의심과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정말로 할 거야? 하고 싶은 게 맞아? 할 수는 있어? 그래서 그거 하면 어떻게 되는 건데? 뭘 하고 싶은 건데?

두 번째 의심과 생각이 다음을 채운다.

진심으로 할 건가? 간절히 원하는 게 맞을까?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이걸 감히 시도해도 되는 건가? 정말 가능하기는 한 건가?


왜 모든 의심과 생각은 끝은 의문으로 끝나는 걸까? 할 수 있어. 하고 싶어.라는 의지를 가진 단어로 끝나면 좋을 텐데. 하나의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아니라는 이유를 찾고 있다. 실패하기를 바라는, 이미 실패를 짐작하기에 시작부터 포기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져 간다. 조그마한 의심과 생각이 커져서 이제는 콩알만 해진다. 다시 한번 물음에 이번에는 주먹만 해진다. 다시 물음에 이미 그 크기는 처음의 몇 배만큼 커진 채 남아 있다.


이렇게 생각만으로 포기하려고 한 모든 것이 진짜 안 되는 것이었을까?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당연히 의심과 생각은 당연한 거다. 만약 선택이 잘못되는 경우 그만큼의 비용과 시간이 들고 이는 0(영)이 아닌 -(마이너스)로 향하기에 의심과 생각이 당연하다.

나는 안다.

이러다가 결국은 의심이 커져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포기한 채로 그대로 그만둘 것이다. 그렇게 남은 나는 또다시 생각할 것이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또 다른 생각과 의심이 들 것이다.


나는 안다.

“그때 그냥 할걸 그랬나.” 똑같이 포기했던 것들이 넘쳐나기에. “그냥 할걸, 그냥 하는 게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안다.

이러다가 새로운 걸 찾을 거고 위와 같은 의심과 생각의 반복이 이루어지겠지.


세 번째 의심과 생각이 마지막으로 찾아온다. 이렇게 되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이제 질문의 형식이 변화한다. 못 하지 않을까? 안 될 것 같은데, 그거 한다고 뭐 없을 것 같은데 의문이 확신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다음과 같은 끝맺음을 이룬다. 더 이상의 질문은 필요 없다. 이제 이건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인데. 그냥 레일을 달리는 기차와 같이 그대로 앞으로만 달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누군가 조종해서 앞으로만 달리면 좋겠다. 그러다가 아니면 버려지거나 아니면 사고로 탈선할 텐데. 좋겠다.


배가 고프다. 이렇게 의심과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상황에서도, 몸은 그저 솔직하게 배고픔을 느낀다. 짜증이 날 만큼 솔직하다. 굳이 이런 타이밍에 배가 고플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 솔직함이 부럽다. 고민과 의심 없이, 배고프니까 밥을 먹자. 그저 솔직하게 움직이면 될 텐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생각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