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지 못한 일을 다른 사람이 해냈을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질투일까, 부러움일까. 그리고 그 사람이 내가 하지 못한 일을 나와 같이 실패했을 때, 내가 느껴야 할 감정은 무엇일까. 아쉬움일까, 공감일까, 아니면 '나도 못했는데 너도 못했네' 하는 안도감 같은 걸까.
나는 그 일이 내 손을 떠난 순간부터,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다'라고 생각하며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괜찮다고 느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 사람이 실패한 것을 보았을 때, 가슴속에서 울렁거리는 이 느낌이 뭔지 모르겠다. 분명 사람 사이의 관계로 보았을 때 긍정적인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어떤 감정인지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 사람이 내 생각과 느낌을 안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좋다'라고 느끼는 마음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역시 삐뚤어져 있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말로는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 말이 단순한 자기표현일 뿐,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다. 그런데 이번일로, 나는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확인했고, 그 결과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이제 그 사람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메시지는 쌓여가는데, 뭐라고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쉽겠다", "수고했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거다" 이런 말을 해줘야 할까. 아니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할까. 메시지가 쌓일수록 ,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더 모르겠다.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다면 쉬웠을 텐데. 좋은 사람이라면, 지금 어떤 말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