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행동

by dy


하고자 하는 욕구와 하면 안 된다는 이성, 그리고 귀찮다는 생각과 빨리 끝내버리고자 하는 욕심.


하나의 행동 앞에서 이 네 가지 마음이 동시에 고개를 들며 서로를 밀어내고 당긴다. 자신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만들려고 한다. 하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조차 이렇게 많은 생각이 겹친다는 건,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질적으로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행동을 하기 전, 나는 그 행동을 했을 때의 나를 상상한다.

잠시나마 찾아올 행복감과 만족감, 혹은 해방감 같은 기분들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그 바로 뒤에는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상실감, 허무함, 혹은 책임감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나간다.

순간의 기쁨 뒤에 남을 공허함을 알기 때문에, 나는 행동을 결심하는 순간에도 이미 후회를 예견하고 있다. 행동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감정은 이미 앞서가 있다.


하나의 행동 속에서 이렇게 많은 이상과 현실이 부딪히고 갈라지고 맞서 싸운다면, 그 행동은 더 이상 '단순한 행동'이 아닐 것이다.

순수한 목적에서 출발한 행동은 보기 드물다. 우리는 늘 여러 감정의 충돌을 통해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따라 움직이며, 그 움직임 속에서도 여전히 스스로를 의식한다.


그렇다고 모든 욕구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유롭고 싶지만, 우리는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타인의 시선과 규칙, 책임이라는 것들에 묶여 있다. 어떤 행동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어떤 행동은 단순히 지금의 나만을 만족시키는 충동을 수 있다.

나는 그 사이에서 늘 균형을 맞추려 한다.


욕구와 책임, 자유와 제약, 쾌락과 이성.

이 두 갈래는 서로를 잡아당기며 나를 양쪽 끝으로 끌고 간다.


문득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많은 소음과 씨름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의 생각과 목적만을 가진 행동을 할 수는 없을까. 불필요한 삐걱거림이 없는, 더 투명한 선택. 동기와 감정이 단단히 정렬되어 있는 행동.

그저 '하고 싶어서 한다.' 혹은 '해야 하니까 한다.'라는 단순한 형태의 행동들을.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안다.

인간 복잡한 존재이고, 복잡함은 곧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단순함을 바랄수록, 나는 오히려 내 안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더 분명하게 듣게 된다.

그 목소리들은 때로는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때로는 나를 지키며, 때로는 나를 멈추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이 복잡함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어떤 목소리를 선택할지 조금 더 능숙해지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삐걱거리는 마음들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만큼의 단단함.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도 때때로 바란다.

한 순간이라도, 어떤 갈등도 없이 한 가지의 마음만으로 움직여지는 나를.

그 짧고 순수한 움직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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