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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소장 Nov 13. 2022

허니버터칩과 아파트

건축가의 수필



코로나 시작한게 대략 2020년 2월 즈음이었을텐데 

이후 1년 반 남짓 짧은 기간 아파트값은 2~3배가 되었고 

올초부터 다시 30%이상 빠지고 있는듯 하다.


가령 코로나 직전 5억 하던 집이 작년말 12억까지 올랐는데

그 집이 지금 다시 8억이 되었다는거고 여전히 하락 진행중이라는 건데

무슨 잡코인판도 아니고 수억 수십억짜리 수만채 움직이는 시장의

현황이라기엔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현재 8억 집이 더 빠져서 5억이 되면 코로나 이전이 된다는건데 

불과 3년전 그 5억도 비싸다 해서 이런 저런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많았던거 아마 다들 기억하실듯 하다. 

솔직히 비싸다 싸다의 기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의식주의 하나인 집이 이런식의 단기간 급등 급락을

반복하는걸 단기간 죽 지켜보니 집값 예측이니, 정책이니,

상식이니 뭔 의미가 있나 싶다. 


휴일 아침 산책을 하며 어떤 부동산 유튜브를 듣는데

허니버터칩 사례 빗대서 최근 집값 상황을 농담처럼 설명한다.

일단 열풍이 불면 평소에 먹고 싶지 않던 사람까지 마트에 과자 들어오는 날

체크해서 박스를 통째로 사가는 일이 상식이 되고, 얼마안가 열풍이 사라지면

마트 매대 한면 전체에 쌓여있는 허니버터칩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는 것.

그게 소위 우리나라 주택 시장이라는 것. 


하긴 과거의 기억 조금만 더듬어보면 

불과 10년전 2011~12년즈음 강남도 미분양 아파트가 많았다.

고급 명품관 매대에 물건이 싸게 쌓여있는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시절이었달까.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주택이 필요한 목적은 '거주'다.

시세 차익 목표로 한 투자나 투기에 있는게 아니라.


물론 여유자금 갖고 2주택..3주택.. 

투자 위해 집이 필요한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경우 

내 하나 갖자체도 녹록치 않은게 현실이다.  


대개의 거주를 목적으로 한 주택은 

최소한 5년에서 10년, 아니면 그 이상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위해 필요한 필수재가 된다.

그렇게 마련한 집이 내가 거주하는 십수년간 급하게

오르내리는 시기도 있을 수 있고 긴 시간 지루하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정체기가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 집에서 

가장 중요한건 나와 내 가족의 삶과 매일매일의 일상이다.

시세, 부동산 가치를 떠나 긴 세월 사는 동안 가족에게

행복감과 편안함을 주는 집이 좋은 집이다.


이제 더는 허니버터칩처럼 미친듯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올라도 불안하고 내려도 불안하고, 집 있는 사람도 집 없는 사람도 불안하다. 


이번 기회에 '삶을 담는다'는 원래 집의 존재 목적에 걸맞게,

신뢰할수 있는 폭으로 움직이는 묵직한 주택 시장으로 변화하면 좋겠다.

정부나 시장 참여자들 모두 냉정한 상황 인식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집'에 대한

마인드를 다소나마 상식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바꿀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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