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는 했고 감정은 보류했다

by 산책온

나는 출근하면 업무보다 먼저
사람을 읽었고

회의에서는 의견보다
눈치를 냈다


누군가의 급한 일은 공동의 목표가 되었고
나의 급한 일은 개인 사정이 됐다


일은 늘 정확했고 평가는 늘 애매했고
그래도 성실하다고 불렸다


웃긴 건
내가 없으면 불편하고
있으면 기본 옵션이었던 점


어느 날 깨달았다
이건 팀워크가 아니라 분업된 배려라는 걸


그래서 요즘은
할 수 있는 것만 맡고, 웃음은 필요할 때만 쓴다


퇴근 후 나는
직급도 역할도 없는
원본 파일이다 ㅋㅋ


빨리 오후 6시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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