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10.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

by 두비어멈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
이제는 정말 못 하겠다고,
아무것도 의미 없다고 느껴졌던 어느 날 밤.
눈물이 고인 두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하는 생각만 수없이 반복했어.

사람들이 말하잖아.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다 지나갈 거라고.
근데 그런 말들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던지는 말 같았어.

나는 매일 견뎠어.
아무도 모르게 무너졌고,
아무도 모르게 다시 일어났어.
잠들기 전에 수백 번 마음속으로 외쳤어.
“괜찮아질 거야. 진짜 괜찮아질 거야.”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웠어.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들 틈에서
내가 아닌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사라질까 봐
혼자라는 게 너무 깊이 외로워서
견딜 수 없을까 봐.

그런데, 그 모든 불안과 공허를 지나
나는 어느 날 문득,
작은 햇살 하나에도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길거리 카페 창가에 앉아 혼자 커피를 마시며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찾아왔어.

그건 대단한 기적도, 드라마 같은 반전도 아니었어.
그냥 매일 나를 끌고 나온
지독할 만큼 조용하고 끈질긴 나의 의지.
아무도 몰라줬지만,
내가 매일 나를 붙잡아준 그 손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어.

나는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을 거야.
나는 나를 먼저 사랑할 거고,
내가 바라는 삶을 위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다시 시작할 거야.

다시 시작해도 괜찮아.
나는 실패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도망친 게 아니고,
나를 지키기 위해 멈춘 거야.

지금의 나는
부서진 조각들을 천천히 붙여가며
더 예쁘고 단단한 모양으로 살아가는 중이야.
흔들려도 괜찮고,
때로는 주저앉아도 괜찮아.

나는 지금 나를 다시 사랑하는 중이니까.
그리고 그건,
내가 선택한 삶의 가장 용기 있는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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