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의 학폭진행과정

동병상련의 위로

by 핑크솔트

가까운 지인이 이번 상황을 보면서

내가 학폭을 진행시킨다고 하니

커밍아웃을 하듯

"사실 나도 이번 1학기때 성희롱으로 학폭을 진행시켰어"

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블로그에 여기 저기 떠다니는 정보 외 딱히 어디 물어볼 때도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나는 귀인을 만난 것처럼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나와 비슷한 상황의 부모라면 이 글도 검색 가운데 찾은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같이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학폭의 진행과정이 24년도부터 조사관제도를 두면서 많은 것이 달라져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먼저 지인이 이야기해 준 학폭의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학폭의 신고 : 신고 즉시 가해자와 7일간 분리조치가 일어난다.

2. 인성부장의 일정통보 및 교육청 접수

3. 교육청 소속 전담 조사관의 진술서 확인

4. 전담조사관의 보고서 및 학부모 첨부서류 교육청 제출

5. 교육청심의 >> 학교조치 OR 교육청조치 선택

6. 교육청 심의 의원회 최종진술

7. 등기우편으로 통지


카페에 앉아서 필기를 하며 고개를 끄떡이며 그러다가 울다가 속이 상해 가해학생과 부모를 욕하고 왜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났는지를 원망하며 긴 시간을 보냈다.


동병상련!!!!

그처럼 위로가 되는 것이 있을까?

같은 고통을 갖고 지나간 선배만큼 그 마음을 잘 위로할 사람은 없다.


한참이야기를 하는데 학폭담당부장이 전화가 왔다.

교육청에 학폭신청이 접수되었고 다음 주에 교육청 소속 조사관이 와서 진술서를 확인한다고 하였다.


반 아이들을 토대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정황을 제삼자의 눈으로 확인했을 때 정말로 J군은 많은 괴롭힘을 당한 것이 분명해졌다는 것과 J군의 피해사실에 대한 목격자 진술도 받았다고 하였다.

J가 괴롭힘을 당할 때 가해학생들이 소위 인싸여서 도와주지 못한 부분을 미안해하며 진술했다고 한다.

언제가 J가 학폭을 진행한다면 꼭 진술해 줘야겠다고 말한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반 아이들은 나서서 도울 수 없었지만 피해학생이 적극적으로 본인 피해를 진술할 때 많이 조력해 주었다.

아이들도 속으로는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J가 당황하지 않고 피해사실을 잘 진술서에 썼다고 했다.

특수학급 학생이라 진술서 쓰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오히려 가해학생들보다 육하원칙에 따라서 정확히 쓰는 것을 보고 놀랬다고 했다.


"혹시 어머니께서 미리 연습을 시키셨을까요? "하며 물었다.

"선생님 오늘 진술서 쓴다고 말씀도 안 해주셨잖아요. 몰랐습니다. 진술서는 부모님이랑 같이 쓰는 줄 알았어요." 부모의 상의 없이 쓴 J의 진술서가 불안했다.

"아 그러셨군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고 아이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잘 이야기하여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였어요. 필요하시다면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J가 쓴 글은 정말 군더더기 없이 딱 맞는 진술서였다.

그 상황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때 내 마음이 어떠했는지 그 후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지 정말 구체적이고 정확히 쓰여 있었다.


그런 일을 당한 아이가 너무 애처로원 눈물이 나기도 하고 평소의 교육이 이렇게 본인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힘을 준다는 것도 다른 의미로는 위로가 되었다.





느린 아이들은 느리게 배울 뿐이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지키는 하나의 방패 같은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많이 지쳐있는 경계성 부모에게 말해주고 싶다.


'느린데,,, 모르는 것 같은데,,, 서로 지치는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이 들더라도 느리기에 더욱 알려주고 모르기에 여러 번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다가 또 그러하다가 왜 나만 이렇게 해야 하나 원망이 들고 지치는 마음이 들 때면

나만의 탈추구를 꼭 만들어야 오래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에게 또 알려주어야 한다.

세상 살 때 꼭 필요한 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야만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비로소 나와 아이가 서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