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식을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의 사람들 특히 그중에 40대 주부는 그럴테지만 평소 주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던 나는 동학개미운동을 동참하는 것을 계기로 주식에 입문하게 되었다.
우리네 아버지가 주식을 하면서 집도 날려먹고 적금도 날려먹고 그래서 집에와 화풀이를 하던 그것을 하게 된것이다.
정말 내가 그놈의 주식을 하게 될지 몰랐는데 말이다.
코로나 저점 1400을 찍은후 한참이나 지나 포모현상으로 마음이 뒤숭숭했다. 왠지 이 상승장에 타지 못하면 안될것 같았다. 소심하고 조심성 많던 나는 500만원정도의 시드로 한달에 30만원정도 용돈벌이를 할정도로 수익을 냈다. 물론 공부도 하고 재무재표도 보고 뉴스도 열심히 보고 이코노미지도 빠지지 않고 열독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시장이 도와주어 돈을 벌었던것이다.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왠만하면 돈을 벌기 때문이였는데 약간 으슥해진 나는 시드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아무리 조심성 많은 쫄보도 한번 상승장 수익률의 맛을 보니 시드 생각을 안할 수 가 없었다.
주식고수들의 책에서도 유튜브에서도 2~3년 작은돈으로 상승장 하락장을 모두 겪은 후에 그다음에 시드를 키우라고 했건만 귀에 들리지 않았다. 나는 꾸준히 뉴스도 체크하고 재무재표도 보고 종목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혹여 시장이 나뻐지더라도 확신이 있는 종목, 기업에 대해 기다릴 준비가 있다고 생각했다.
막상 1월 대폭락이 시작되니 확신 따위가 어디 있나? 저기 저쪽 구석에 찌그러져 있다.
물타기 : 님아 그길을 건너지마오
연말 신랑의 보너스가 들어왔다.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한편으로는 시드가 커지니 두렵기도 했다.
현금이 빵빵해지니 기분이가 좋긴 했다.
곧 산타랠리가 시작 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산타랠리는 없고 12월 내가 산 종목들은 최저점을 찍었다. 현금이 있고 종목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게 물타기를 해서 평균단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박스피라면 결국 평균단가를 낮추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였다.
곧 다가 올 1월은 전통적으로 1월랠리가 강하다고 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1월을 기다렸다.
하지만 ....
산타도 오지않고 1월랠리도 오지 않았다.
그냥 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1월의 대폭락장이 펼쳐졌다.
주식시장에서 항상 수익만 보건 아니였다.
작년 8월부터는 수익이 뚝 끊겼다.
아마 그때부터 대세 하락이 시작 되었던 것 같다.
껄무새의 시작 : 주린이 2년차
마침 좀 슈팅이 나온 종목은 욕심을 부리다 놓치고 말았다.
마냥 상승을 찍으면서 갈듯한 종목이였는데
목표주가를 조금 남겨두고 확 꼬꾸라지고 말았다.
그리고도 또다시 약간의 반등이 왔을때라도
매도를 했어야 하는데...
"윽 매도할껄"
갑자기 장기투자유투버의 영상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
매도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그후엔 다시 본전까지 내려오거나 마이너스를 찍었다.
"진짜 매도할껄"
이유야 어떻든 처음에는 수익률15%로 나면
그냥 익절하자 마음을 먹었지만
혹시나 더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매도 하지 못했다.
전형적인 주린이의 모습이다.
나는 욕심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역시 돈앞에 장사 없나보다...
나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주린이 주제에 욕심쟁이로구나~!"
그렇지만 종목에 대한 자신은 있었기에 기다리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침이 되면 시황을 듣고 필기하고 뉴스를 체크하고 장마감시황도 들었다.
그럭저럭 재미없는 박스피 장세가 이어져 갔다.
이러다가 한번 슈팅이 오겠지 싶었다.
그때는 꼭 매도 하리라!
꼭 그러리라!!
하지만 세상이 내맘되로 돌아가랴?
인생이 내맘처럼 될까?
1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1월랠리는 오지 않고 1월 폭락장이 시작 되었다.
속사포처럼 껄무새타령이 시작 되었다.
"아~12월에 물타지 말껄"
"시드를 키우지 말껄"
"수익이 멈췄을때 나올껄"
왜 실적도 좋고 수출수주도 좋아지는데 우리나라 괜찮은데 왜 가질 못하니...
"미국주식을 할껄"
"펀드나 할껄"
"껄껄껄"
힘들때 욕하지 않는 나는야 일류주린이
종토방에 들어가면 온갖욕설이 난무하였다.
주식을 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이 내 일상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였다.
여유자금으로 했지만 그래도 피같은 돈이 들어 있으니 나도 사실 욕이 나왔다.
그래도 욕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
"나는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 욕을 해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끊임없이 해야 했다.
주식하면서 너무 일상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하던 운동도 가고 아이들 밥도 차리고 책도 읽고 있지만
5분단위로 주식창을 보게 되었다.
아침에는 마이너스 2%였는데 점심쯤 5%로 더 떨어졌다. 헉소리가 났다.
"이런 미친!! "
속마음이 겉으로 나왔다.
주식하면서 우아하게 살긴 글렀다.
욕하지 않기로 다시 굳게 다짐 했다.
시드가 커지니 5%의 크기도 커지고 말았다.
백만원대의 5%와 천만원대의 5%는 천지차이였다.
손이 떨린다.
"이런 미나리~개나리~유리~항아리~"
힘들때 웃는 나는 일류 주린이~
이렇게 미쳐가는 건가? ㅎㅎ
결국 2900선을 지지하던 우리증시는 2800선을 깨고 그날 저녁 나스닥은 엄청난 조정을 받았다.
미국이 기침하면 우리나라는 몸살이 난다고 하지 않던가.
다음날 2700선으로 훅하고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를 보고 내눈을 의심했다.
코스닥은 800대를 달리고 있다.
한달동안 12%가 빠진 1월달이 어제 경신 되었다.
이런일은 십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
'왜 내가 물타기 하는 시점에 이런 시련이 아흑!!'
주린이 2년차 하락장도 아니고 폭락장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과대낙폭이란걸 알고 곧 기술적 반등이 올것이다.
이론을 알지만 12월처럼 자신있게 물타기를 할 자신이 없다.
공포에 사라는데 말이야 쉽지.
막상 진정한 공포가 오니 살 수 가 없다.
관망하게만 된다.
머리가 멍해지고 사고가 정지 되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일상이 무너지지 않기로 했지만 역시나 기분이 좋지 않다.
착한 신랑만 잡고 눈물을 흘렸다.
신랑은 원론적으로 나를 위로 했다.
결국 우상향하니까 기다려 보자고 괜찮아질 것이라고...
왜 하필 시드를 키운 1월에 이런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신랑에게 너무 미안하다.
주식 왜하니?
결국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시기가 온것 같다.
주식으로 산전수전 겪으며 결국 시장은 우상향하니 시간을 이기는 투자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렇게 속 시끄러울 바에는 약간의 반등이 온후 본전이 되면 모두 팔고 떠날 것인지?
사실 주식은 단순하다.
매도 아니면 매수 아닌가?
손절 아니면 익절 아닌가?
아무도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과거를 보며서 확률적으로 맞춰가는 것 같다.
결국 4차혁명은 시작 되었고 로봇, 메타버스, NFT산업은 커질 것이고 속도 또한 가속화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