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선생님 첫 출근

by 핑크솔트

어디에서도 검색이 되지 않는...



첫 아이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공부하게 되었고 코로나 기간 동안 살뜰히 사회복지사 2급을 취득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를 취득 후 처음부터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른 곳은 서류를 내지도 않았다.


하지만 복지관 취업은 일단 경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경단녀이고 아무런 관련조차 없는 나는 생각보다 취업하는 것이 힘들었다.

서류를 내고 면접 볼 기회조차 갖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던 중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선생님을 구하는 구인공고를 보게 되었다.

복지관은 아니고 바우처 기간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이가 다니던 센터도 아니었다.

아는 정보가 없어 검색어를 열심히 쳐 보았다.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라고 검색했다.

검색 후 나오는 글은 최중증 성인발달장애인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나와서 본인의 역량의 맞는 공부 및 기능 훈련을 받는 곳이라고 나왔다.

선뜻 서류를 내기 망설여졌던 것은 '최중증'이라는 단어였다.

사실 겁이 좀 났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돌발행동을 할 때 내가 남자 성인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이 가장 컸다.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에 대한 설명은 그래도 검색이 되었지만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선생님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그리고 처우는 어떠한지 전혀 검색이 되지 않았다.

정보에 바다에서 엄청 헤매고 해메여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혹시나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쪽에서 일하시는 선생님이 에세이를 쓰시는 분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았지만 그 또한 없었다.


포기를 하더라도 일단 해보고 포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장애인복지 쪽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사회복지사로서, 첫 면접


서류를 내고 면접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면접을 보기 위해 그래도 집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간판에는 성인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이라고 쓰여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는 꽤 차분한 분위기의 교실이 보였다.

나는 3층으로 올라가 면접을 보았다.


"이런 쪽에서 일을 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아니요. 하지만 첫 아이 때문에 복지관을 많이 다녀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언제 취득하셨나요?"

"이번 달에 취득하였습니다."

"혹시 장애인 관련 자원봉사는 해보신 적 있을까요?"

"제가 삼 형제를 키우고 있고 첫아이가 느리고 해서 자원봉사까지는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여기는 꽤 중증 장애인친구들이 오는 곳이예요. 오전에는 인지 수업을 하고 점심 후 에는 기능 훈련 및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여기서 일하시게 되면 오전에 그룹으로 인지 수업을 도와주고 운동할 때 도움을 주시면 됩니다."

"네 인지 수업은 어느 정도 수준이 이루어지나요?"

"유아 6세 수준에서부터 초등 4학년 수준까지 각자 다릅니다."

"지적, 자폐 장애만 있나요? 혹시 신체장애가 있는 친구도 있을까요?"

" 저희 기관에서는 신체장애가 있는 친구는 아직 없습니다."


팀장님과의 면접이라기보다는 이곳의 이모저모를 물어보는 듯한 시간이었다.

꼭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어필을 한 후 그곳을 나왔다.


생각보다는 괜찮은데?...!


일주일 후 팀장님에게 연락이 왔다.

아직 경력이 없기 때문에 풀타임으로 일하기보다는 주 2회 정도 시간제로 일해보는 것을 권하셨다.

나는 아직 막내가 초등학생 1학년이라 더욱이 좋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로서 첫 취업이라니,

설레면서도 이쪽으로 아무 정보가 없으니 막막하기도 했다.


팀장님은 나의 교실을 알려주셨다.

같이 시간을 보낼 친구들도 소개해 주셨다.


나의 교실에는

다운증후군 애교쟁이 27살 여성,

지적장애 깔끔쟁이 51살 여성,

자폐장애 엄청 글씨 잘 쓰는 27살 남성,

지적장애 새침데기 29살 여성

이렇게 4명이 앉아 있었다.


팀장님은 교실만 안내해주고 인지학습 교구와 문제집이 있는 곳만 알려 주시고 다른 아이들을 보시러 급하게 가셨다.

나보고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이다.


나는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내 이름을 소개해 주고 몇 살인지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같은 교실에 있는 분에게도 몇 살인지 이름을 물어보았다.


말이 좀 어눌했지만 나이와 이름을 모두 이야기해주었다.

본인이 풀어야 하는 학습지도 잘 알아서 가지고 왔다.

그리고 학습지를 다 풀고 나면 나를 불러서 채점을 해달라고 했다.

루틴이 있는 듯했다.


학습지를 다 풀고 나면 기능 훈련 수업을 했다.

각자 수준에 맞는 기능훈련 교구를 가지고 와서 연습을 했다.


점심식사를 도와주어야 하나 생각했지만,

알아서 식사도 하시고 깔끔하게 물티슈로 책상을 닦았다.


대화도 어느 정도 가능하여서 인지 수업을 할 때는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도 하였다.


점심을 먹고 운동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다른 교실로 갔다.

운동 선생님은 외부에서 오시는 분이었다.

다른 교실 친구들도 와서 같이 운동을 하였는데

처음 보는 내가 신기했는지

남자분이 자꾸 나를 만져 보려고 했다.


나는 손을 잡아내면서 '만지면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해주었지만

계속해서 손을 올렸다.

나보다도 키도 크고 덩치도 큰 남성이었다.

갑자기 훅 겁이 났다.


다행히도 경력이 많은 선생님께서 그 남성분을 제지해주셨다.

그 후 수업은 잘 진행이 되었다.


약간의 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할 만은 했다.

팀장님께서는 주말에 쉬고 와서 친구들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할 만해요?"


팀장님이 아까의 일을 들으신 듯했다.

걱정이 되시는 듯 물으셨다.


"네 , 생각보다 할 만한데요?!"





어떤 일이든 쉬운 일은 배우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곳이 성인발달장애인과의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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