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2 너무 재밌잖아~~
센터 성인 발달장애인 20명, 인솔 선생님 6명이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는 공조 2!
잘생긴 현빈, 다니엘 헤니 나오는데,
과연 얼굴 감상할 수 있을까?
공조 2 예고편을 보니 때려 부수고 총을 엄청 쏘는데 성인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에는 청각이 예민한 이용인들이 많은지라 걱정이 되었다.
혹시라도 너무 힘들어하다 뛰쳐나가거나 소리를 지를까 조마조마한 생각이 되어 긴장이 팍 되었다.
기능이 좋은 친구들은 벌써 보고 온 이용인도 2명이나 있다고 하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기도 하였다.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긴장감 ㅎㅎ 액션 영화 보다가 액션 영화 찍지 않게 하소서.
영화보기 10분 전 화장실을 미리 다녀왔다.
"G 씨 혹시 영화 보다가 힘들면 선생님한테 말해요. 나가도 되니까"
"네"
"이 영화는 총을 막 쏘는 영화라서 총소리가 많이 나는 영화예요. 그리고 폭탄도 팡하고 터져요"
"네"
"어떨 거 같아요?
"재밌을 거 같아요."
"맞아요. 선생님도 재밌을 거 같아요."
10월이 들어서면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남자 이용인이 우리 반에 들어왔다.
키가 185 정도인데 덩치가 산 만하다.
과연 돌발행동을 할 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다른 선생님도 있지만 다들 각자의 반을 담당하느라 바쁜데 말이다.
살짝 긴장이 되었다.
모두 줄을 맞추어 예약된 좌석에 앉았다.
들어가서 보니 일반인 2 커플이 앉아 있었다.
영화를 보다가 민폐가 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
4줄 밖에 없는 작은 영화관이라 평일에 공조 2는 좀 지난 영화라 우리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나오는 광고에 신이 나서 H군이 갑자기 일어나서 엉덩이를 씰룩씰룩 춤을 추었다.
평소 H군은 돌발행동을 자주 한다.
내가 맡은 우리 반 친구들은 다행히 조용히 잘 앉아있었다.
불행히도 일반인 2 커플 중 한 커플이 내 바로 옆에 앉았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가 처음부터 총 쏘고 때려 부수니 긴장이 되어 다들 얼굴 표정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모두 영화에 집중이 되어 잘 보았다.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는 친구도 없었다.
영화 중반 다니엘 헤니가 등장하였다.
다니엘 헤니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I양은 상기된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
"선생님 잘생겼어요"
"맞아요~좋네요.ㅎㅎ"
"너무 좋아, 다니엘 헤니, 사랑해요."
"그렇게"
I양은 다니엘 헤니가 나올 때마다 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소곤소곤 영화관에서 민폐가 되지 않을 정도 하였다.
영화 보는 내내 이용인들은 잘 집중해서 보았다.
그리고 심각한 돌발행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일반인이 더 민폐였다.
내 옆에 앉은 여자분이 폭탄이 터질 때마다 정말 "악"소리를 내면서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것도 여러 번!!
옆에서 시끄럽게 구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우리친구들이 더 영화를 잘 보는구나'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많은 성인발달장애인친구들을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또다시 긴장이 되었다.
긴장은 늘 되는 것 같다.
아직 초보 사회복지사라가 그런가?
버스정류장까지는 꽤 걸어가야 했는데 기능 좋은 이용인이 오히려 지리를 더 잘 알아서 정류장까지 우리를 인도해 주었다.
대부분 우리 성인발달장애인센터 이용인들은 버스카드를 사용할 줄 알았다.
다만 조금 늦게 버스카드를 찍을 뿐이었다.
2명정도, 말을 못 하는 이용인은 대신 버스카드를 찍어 주었다.
모두 버스를 타고 잘 앉아서 도착지까지 잘 가서 내렸다.
너무나 칭찬해주고 싶은걸!
버스 타는 길도 척척!! 알아내고 버스도 뚝딱 타는 우리 친구들 정말 멋지다.
센터에 오니 햄버거가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햄버거를 보고 신나서 즐거운 소리를 냈다.
갑자기 H양이 근심에 쌓여서 물었다.
"선생님 저는 엄마 도시락을 먹으면 안 될까요?"
"아 도시락을 싸왔어요?"
"네, 엄마가 아침부터 정성스럽게 싸 주셨는데 먹지 않고 가져가면 속상해하실 거 같아요."
"그렇구나 햄버거를 못 먹어서 속상해서 어떻게 해요? 선생님이 도시락 대신 먹어 주고 H 씨가 햄버거 먹을래요?"
"아니요, 저 먹으라고 싸 주셨어요. 제가 먹을래요."
"그래요. 그럼 도시락 먹으세요."
햄버거가 참 먹고 싶었을 텐데 엄마 생각을 먼저 하는 H양의 이쁘고 보석 같은 마음이 흐뭇한 미소가 번지게 했다. 센터에 와서 드디어 햄버거를 먹으니 조금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햄버거를 먹은 후 노래방에 가는 일정이었다.
거의 한 달에 2번 정도 간다고 한다.
이용인들은 순서대로 모두 노래를 부르기 위해 미리 종이에 각자 부르고 싶은 노래를 썼다.
미리 써서 가지 않으면 서로 부르겠다고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순서도 미리 정해서 간다.
선생님은 미리 써간 노래 제목을 순서대로 예약을 해준다.
이용인들은 모두 본인 차례에 맞춰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오늘의 일과를 정리하자면 공조 2를 이용인과 재밌게 관람하고 버스를 타고 센터에 와서 롯데리아 치킨버거를 먹고 이용인들과 노래방에 가서 차례를 지켜 노래를 부를게 하는 것이 업무였다.
일정만 본 다면 꿀이다.
근데 왜 피곤할까?
아! 이 느낌은 마치 우리 삼 형제 1살, 4살, 5살짜리 데리고 영화 보고 버스 타고 집 와서 버거 먹고 애들이랑 키즈카페 갔다 온 기분이랄까?
아이들이 어리니까 계속 사고가 나지 않도록 긴장하듯, 우리 이용인들이 안전하게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신경을 계속 쓰니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우리 친구들 안전하게 행복하게 보내주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