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북적여지는 6시 15분, 집에 가기 위해 밑으로, 밑으로 내려간다.
빈 지하철 벤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 3인용 벤치 가운데가 비어 있는 자리를 발견한다.
그 사이에 앉는 건 모르는 사람과 너무 가까워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오늘따라 지친 내 육체를 50센티미터 남짓한 공간에 조심스레 움츠려 넣는다.
지하철 안 수많은 사람들,
내 바로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
옆사람과의 거리는 불과 10cm정도 되려나..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투명 보호막이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을 들여다볼 수 없지만, 각기 다른 우주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우주 속에서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을 뿐
지금은 누군가 이 보호막 안으로 들어오길 바라지 않는다. 나 또한 누군가의 보호막을 건드리고 싶지 않다.
그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난 당신과는 다른 인격체예요 이 거리를 유지할 테니 안심하세요" 라고 말하는 듯하다.
10cm 남짓한 이 거리는 허락없인 침범할 수 없는 결계 같다.
가끔은 누군가 내 보호막을 부드럽게 넘어와, 서로의 우주가 조심스레 겹쳐지는 기대를 하곤 하지만 지금은 이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다.
그저 이 공간에 하나의 점으로
그저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