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문대 대학원생의 타대학 교류기

새로운 인연 맺기

by cm

이전 글에서 제가 박사과정의 대부분을 코로나로 보냈다고 적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후배들과의 교류도 많이 줄었다고 얘기했죠. 자연스럽게 저는 타대학과의 교류도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학회는 열리지 않고, 발표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죠.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다행히 거리 두기가 완화되었고, 저에게도 타대학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됩니다. 오늘은 이때의 경험을 떠올려 저의 첫 타대학 교류기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박사과정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제가 속한 대학이 아닌 타대학 학회에서 개최한 학술 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낯설고 긴장도 됐지, 막상 현장에 가보니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님, 대학원생들이 모여 서로의 연구 내용과 방법론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교수님들은 제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자료와 해석, 연구 방법론을 소개해주었고, 이러한 내용들은 향후 저의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과 내에서는 익숙해진 분위기와 사람들 사이에서만 토론과 토의가 반복됩니다. 그런데 타 대학교와의 만남에서는 내가 모르는 사람과 만나서 다른 분위기에서 배운 연구 지식들을 공유합니다. 때문에 ‘내가 몰랐던 시각’이나 ‘다른 학파의 해석’을 접할 수 있어서 연구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되죠. 학술대회 당시만 아니라 뒤이어 이어지는 뒤풀이 자리도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진솔해지면서 대학원생끼리는 자신들의 공부 상황이나 생활상 등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런 자리에서 만난 동료들과는 자연스럽게 친분도 쌓이고, 추후 공동 연구나 자료 공유 등으로 연을 이어가기도 하죠.


저의 경우, 당시 학회에서 만났던 분들을 통해서 당시 비슷한 전공자들이 모여 있던 고대 전쟁사 모임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처음 나간 모임에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대학원생들부터 새로운 연구와 학생 지도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교수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로부터 연구 방법, 논문 주제 팁을 얻기도 했죠. 저는 거기서 만난 선생님께 들은 내용과 나중에 보내주신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로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속한 학과’만의 시각에 갇히지 않고, 시야와 사고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낯선 환경과 사람들 때문에 긴장도 되고, 내 연구가 충분한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앉아보면, 타 대학교 학생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과 고충을 안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특히 학과 내에서는 선후배, 연구실, 분과 등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타 대학교와의 만남에서는 그런 경계가 더 자유로워져서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결국 대학원 생활이란 혼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교류 속에서 더 풍부해집니다. 사학과 대학원에서 연구와 공부는 늘 ‘혼자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사람’과의 만남과 교류는 끊임없기에 거기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타 대학교와의 교류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새로운 시각과 자극, 그리고 소중한 인연을 선물해 주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keyword
이전 23화인문대 대학원생에게 코로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