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세요?
결혼도 결혼식보단 결혼생활이 중요하듯
이혼도 이혼자체보다는 이혼 후 삶이 더 중요하다.
내가 처음 이혼을 하던 10년 전인 2012년에는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보다는 보수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혼을 하면 괜히 더 위축되었고, 이혼한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기 부담스러웠다.
이러한 점은 결혼 경험이 없는 이성을 만났을 때의 반응에서 확연히 차이가 느껴지는데
10년 전에는 "미안해요. 제가 감당하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의 완전한 거절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녀만 없으면 전 상관없어요"의 조건부 거절이 꽤 많은 거 같다.
이렇게 10년 사이에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통념이 꽤 많이 바뀌었고 한번 물꼬가 틔이니
변화하는 속도도 더 빨라져 간다. 요즘에는 각종 드라마나 예능의 소재가 되고 대세의 느낌마저 들정도이다.
아무튼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혼을 일단 하면 그때부터는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틈만 나면 멘탈이 와르르 무너지고, 맨 정신일 때에도 허전하거나 공허할 때도 많고
그리고 혼자 살며 몸 관리나 음식에 소홀해 건강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혼 후 우리 스스로를 온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
첫 번째로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종목이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루틴으로 무조건 운동하기
운동하면 예뻐지고 잘 생겨지는 건 덤으로 하고, 아프면 돌봐 줄 사람도 없으니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가급적이면 땀이 좀 나고 심장이 조금 더 빠르게 두근거리게 하는 운동이면 더욱 좋겠다.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면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수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운동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또 하나 유익한 점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퇴근하고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집에 있는 것보다는 잘 알지는 못해도 목적이 같은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생리를 충족시켜 주는 느낌이 든다.
두 번째로는
내가 돌보고 애착하는 대상 만들기
무엇이든 관계는 없다. 내가 애착하며 돌보는 대상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반려동물이어도 좋고 반려식물이어도 좋다. 그런데 가급적이면 살아 있는 무엇이었으면 더 좋겠다. 나 같은 경우는 반려식물로 키우는 몬스테라가 있는데 조그맣던 이 아이가 새로운 싹이 나고 줄기와 잎이 커다라지는 걸 보면 꽤 뿌듯하다. 그리고 집안에 초록초록이가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은 너무 부럽지만 나는 아직은 엄두가 나질 않아서 일단은 바깥에서 산책 나온 아이들만 훔쳐보기 중이다. 집에서 그 아이들이 눈 마주쳐주고 애교 부리면 너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은 내가 생각한 것은 아니고,
두 번째 이혼 후에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간 적이 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했던 말이 있다.
연애하세요.
상담하고 약 처방 위주로 진료하는 개인 병원인데, 의사 선생님이 했던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그때는 머지 마음이 이렇게나 괴로운데 지금 나한테 연애하라니, 먼 소리 하는 거지. 그런데 한참 지나고 나서야 이해했다.
연애하라는 말이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앞을 보고 현재를 살으라는 의미였던 거 같다. 아무래도 당시에 이혼 과정에서 후회나 분노에 고통스러워 하는 나를 보고 그 속에서 빨리 헤쳐나오기를 바라고 해주신 말로 생각된다.
이혼의 삶, 방법이야 무엇이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서 몸도 마음도 온전하게 살아내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