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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계사 애사 Eca Oct 20. 2024

[Eca's Letter] No.1 시작



시작과 루틴 

(Book, <루틴의 힘(댄 애리얼리 외)>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아직은 그 풍경이 낯설게 느껴져요. 매번 '내가 이제 직장인이구나' 새삼 느끼곤 합니다. 오랜만에 부여된 규칙성이 꽤 마음에 들기도 해요. 저는 새로운 시작을 할 때면 좋은 루틴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좋은 루틴이 좋은 시작을 만들어준다고 믿거든요.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여유로운 아침입니다. 집을 일찍 나서면 대중교통도 쾌적하게 탈 수 있어요. 여유로운 아침은 여유로운 마음을 만들어줍니다. 하루는 잠에 늦게 든 탓에 루틴을 포기했는데, 하루종일 끌려다니는 기분이 힘들게 느껴졌어요. 다시금 루틴을 꼭 지켜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번 주에는 아침에 스트레칭을 하려고 노력했고, 회사에 일찍 도착해서는 영어 공부와 다이어리 쓰기 루틴을 실천했어요. 다이어리엔 그날의 할 일들과 아침의 마음을 간단히 적습니다. '모닝페이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많더라구요. 아침에 해두면 나를 돌보는 시간을 늘리게 되는 것 같아, 제가 좋아하는 루틴입니다.

 최근 책 <루틴의 힘>을 흥미롭게 읽었어요. 루틴이 좋다는 말은 조금 뻔하게 느껴져서, 큰 기대 없이 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책은 '자기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기다움'을 실현하며 사는 방법으로 '루틴'을 제시해요. 


- “너 자신을 알라”는 어려운 과제다. 그런데 온갖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충분하다고 믿는 일은 한층 더 어렵다. SNS에 출석 체크를 하지 않고서, 트위터에 최근 소식을 올리지 않고서, 팔로워들로부터 ‘좋아요’를 얻기 위해 자기 존재를 입증할 사진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긍정하는 게 요즘은 힘들다는 말이다. 

-그러나 다음 세대의 영웅은 이런 사람들일 것이다. 산만한 외부의 시끌벅적함을 잠재운 채 자신의 심장 박동에 충분히 오래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네안데르탈인처럼 구부정한 자세로 걷지 않고 꼿꼿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 말이다. 그 대열에 합류하라. (제임스 빅토르)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들을 알고, 그것들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걸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루틴이 가진 힘입니다. 루틴은 쏟아지는 여러 정보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들을 스스로에게 맞게 큐레이팅할 수 있도록 도와요. 책은 여러 분야에서 자기다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건강한 루틴과 삶의 자세를 제시합니다. 

 더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과 '불필요한 창조' 의 필요성 등, 우리가 흔히 '갓생'이라고 부르는 잘못된 관념을 깨주기도 합니다.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 가며 바쁘게 살고 있다면, 건강한 루틴이 필요한 때일지도 모릅니다. 건강한 루틴은 충분한 수면과 여유, 그리고 집중을 통해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매일의 기분 좋은 반복이자, 스스로에게 만들어 주는 좋은 환경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더 돌볼 수 있도록, 더 용기있게 우리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죠.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것들을 어떻게 지키고 있나요? 오늘 이렇게 질문을 던지며, 저도 저에게 중요한 것들을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하루가 쏟아붓는 비 같을 때,

(Movie, <레이니 데이 인 뉴욕(우디 앨런)>)



 시작은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그 무게가 상당합니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려 노력하는 일도, 낯선 일에 적응하는 과정도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오늘 추천드리고 싶은 음악은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재즈곡들입니다. 영화를 보시는 것도 좋아요. 비가 내리는 뉴욕에서의 어느 날, 하루에 일어나는 일들이 쏟아붓는 비처럼 느껴지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가 왠지 모를 위로가 되어주거든요. 


 좋은 루틴으로 하루를 잘 시작했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하루를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도 있습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끌고 퇴근길에 오르면 지친 마음이 뻐근할 때도 있어요.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까, 세상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런 날엔 Chet Baker의 Everything happen to me를 들어야겠습니다. 온갖 불행, 그리고 그와 함께 공존하는 행복에 대해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I guess I'll go through life
Just catching colds and missing trains
Everything happens to me 


https://youtu.be/grOWeqXbtNo?si=GHUaIxt2akD133kC

 


 내일이면 한 주가 시작됩니다. 좋은 시작을 하고 싶어 차를 마시며 한 주를 마무리하고 있어요. 다음 주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한 주 편안하게 마무리하시기를, 다음 한 주도 좋은 시작들과 함께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쳐요. 글을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나, 요청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이 공간은 항상 Welcom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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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애사 Eca


Welcome!

'애사'는 '애정을 가지고 사유하는 공간'의 줄임말이자,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등장인물 중 한 명입니다.


Eca's Letter은

일주일을 마무리하며 쓰는 편지입니다.

책과 영화, 재즈곡을 함께 추천할게요.


회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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