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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5. 전매특허 모내기 농법.

도시 텃밭에는 이게 딱이야~

by 민정

물은 얼마나 주어야할까?

흙이 완전히 젖을만큼 흠뻑 주라고 하는데 작물에 따라 다르고 토양마다 다르니 정답은 없는듯하다.

남편은 물에 있어 자신만의 소신이 명확하다. 한번 물을 줄때 20L이상 밭이 물에 잠기도록 주는데 물을 가두기 위해 텃밭 주위로 둑형태의 낮은 벽을 만들었다. 시골을 지나면서 봤던 모내기를 보고 이 방법을 생각해 냈다는데 물이 흘러내리지 않고 흙이 물을 충분히 흡수하려면 물이 일정시간 가둬져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논리였다. 듣고보니 맞는 말 같기도하여 시도해 보기로 했다.


평소 밭에서 종종 만나면 인사를 나누곤 하였던 이웃 할머니께서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식물 뿌리가 썪어서 못써"라며 혀를 끌끌 차셨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도 "그러면 잡초가 무성해질텐데..." 라며 걱정하셨다. 주변인들의 말에 나는 신경이 쓰였지만 남편은 "이게 맞아, 우리는 물을 자주 줄 수 없으니 한번 줄때 충분히 주어야 해" 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모두가 만류하는 모내기 농법을 이어간지 며칠 뒤 비실비실 말라가던 우리 아이들이 기적같이 살아났다. 우리 텃밭은 동네 화제가 되었다. 이웃들의 평도 180도 바뀌었는데 "도시에서는 이렇게 해야하나봐, 이게 맞는것 같아", "그래 매일 물주긴 힘들지" 라며 한동안 우리 밭 앞에 모여 웅성웅성 담소를 나누었다.

덩달아 우리 남편도 유명인사가 되었다. 따라하는 이웃들도 생겼는데 지날때마다 괜시리 뿌듯해 어깨가 들썩이는 나였다.


ps.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어" 이웃들이 재차 조언해주어도 묵묵히 제 갈길 가는 남편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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