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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우리의 여름이

by 리그리지 전하율

어느 여름날의 초저녁.


이유 없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살짝 떠오른 서울의 달은 어렴풋이 우리를 비추었어.


참 이상하지.


그날의 온도, 그날의 바람, 그날의 작은 떨림까지 모두 잊은 줄 알았는데,

흔들린 사진 한 장이 날 멈춰 세워.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우리의 여름이.jpg

한 여름밤의 꿈같던 날이었지.

아무리 달콤하게 취해도 깨어야 하니 꿈일 수밖에 없던 그런 날.


그럼에도, 꿈속에 있길 택했어.


그리고, 그 꿈에서 깨어났지.

아니, 깨어났다 여겼지.


그런 난, 흔들린 사진 한 장에 몇 시간을 멈춰있어.


한 여름밤의 꿈은 이미 지나가버렸지.


계절은 봄을 통과하는 중이야.

눈 깜짝할 새 다시 여름이 올 거야.


한 여름밤의 꿈은 이미 지나가버렸지만,

나는 우리의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아.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당신은, 온 세상이 푸르른 여름이란 계절을 가장 좋아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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