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난 대체 왜 우울할까, 그럴 이유가 없는데

by 여백

- 난 대체 왜 우울할까, 그럴 이유가 없는데.

- 그건 네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신경 쓰기 때문이지.


맞다. 정곡을 찔렸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예의를 지켰는데도 여전히 상대방의 기분을 신경 쓰니까.


우리가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공손하게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가진 깊은 공감 능력과 책임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너무 많이 신경 쓰다 보면 결국 우리 자신이 지치고 힘들어질 수 있다.


상대방의 감정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공손하게 행동했고 최선을 다한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한데,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다면, '나는 할 만큼 했어, 이제는 내가 편안할 차례야'라고 스스로에게 허락을 해보는 건 어떨까.


조금씩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다 보면, 우리도 더 편안하고 덜 지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고, 스스로를 더 챙기자. 우리 자신이 행복해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1.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구분하기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건 내 감정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감정인가?" "내가 이것을 해결할 책임이 있는가?"

남의 감정을 과하게 떠안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감정이 섞이는 걸 막으려면 한 발짝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2. '충분하다'는 마음 가지기

우리가 공손하게 행동하고 최선을 다했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충분히 노력했어.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내 통제 밖의 일이야."

자기 확신을 키우는 문구를 자주 반복하면 도움이 된다.


3. 경계선 설정하기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힘들어하거나 무례할 때도, 우리가 감정적으로 휘말리지 않으려면 경계선을 분명히 하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야." "이건 내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이야."

처음엔 어렵겠지만, 경계선을 지킬수록 상대방도 그 한계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4. 문제 해결자가 아닌 경청자로 머무르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신경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 하기보다, 단순히 들어주는 데에 집중해 보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힘들었겠다."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해."

상대를 돕는 가장 큰 방법은 조언이 아니라 공감일 때가 많다.


5.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 만들기

남의 감정에 신경 쓰다 보면 자기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하루 중 꼭 "나만의 시간"을 정해서 아래와 같은 활동을 해보자: 산책, 요가, 독서, 음악 듣기, 가볍게 일기 쓰기

"내 감정을 먼저 챙기고 나서야 남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보자.


6. 상대의 감정에 대한 책임감 내려놓기

상대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거나 어떤 반응을 보이든, 그것은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문장을 되뇌어보자: "다른 사람의 감정은 그 사람의 몫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까지 책임지려고 하지 말자."


7. 작은 성공 경험 쌓기

처음에는 "내가 신경을 덜 써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남의 부탁을 거절하기 신경 쓰이는 상황에서 그냥 지나가게 두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내가 나를 지켜도 괜찮다"는 확신이 생길 것이다.



위의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하거나 너무 순진한 아이디어들일 수 있다. 하지만 말만 거창할 뿐, 사실 '알 바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이 저 말의 의미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자는 의도로 한 말은 아님을 당연히 알아주시리라 믿는다.)


남의 감정을 신경 쓰는 만큼 내 감정도 신경 써 보자. 우리 자신이 가장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의 모든 탐구자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