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의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은 그가 남도의 작은 마을 동강에서 자라 국민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평이”라고 불리던 소년시절의 성장기이다. 곱고도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의 글맛 속에 그가 뛰놀던 산과 들과 바다가 펼쳐지고, 계절 따라 꽃향기가 스며오고, 흙마당과 마을 골목과 학교와 장터와 작은 공소와 그를 키운 풍경들이 영화처럼 그려진다. 33편의 글마다 박노해 시인이 직접 그린 연필그림이 함께 담겼다. 무엇이 한 인간을 빚어내는지, 부모와 아이, 스승과 제자, 이웃과 친구는 어떠해야 하는지,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눈물꽃 소년』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중히 돌아보게 한다.
1. ‘눈물꽃 소년’ 별점과 한 줄 소감을 나눠주세요.
2. 이 책의 제목 ‘눈물꽃 소년’은 어떤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 & 책을 읽고 난 후 느낌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소년 소녀가 살아있다. 어느덧 70 성상을 바라보는 내 안에도 소년이 살아있다. 내 안의 소년은 ‘눈물꽃 소년’이다. 해맑고 명랑한 얼굴로 달려와 젖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곤 한다. 239
3. 이 책에는 ‘평이’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지혜롭고 다정한 어른들과, 여러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들, 함께 웃음과 눈물을 나눴던 친구들이 있지요. 그중 인상 깊은 인물과 그 인물이 했던 말을 소개해 주세요.
할머니
엄니
아버지
형
외삼촌
호세 신부님
신자들
강석이 아재
용식이 성
점이 누나
멍석말이 청년
연이 누나
약방 하는 고모부
국밥집 아주머니
백발 수염 어르신
훈장 선생님
꽃 선생님
구구단 선생님
도서실 선생님
엎드려 선생님
서울사범대 선생님
군기반장 권 선생님
교장 선생님
인옥이, 종만이
정국이(당골네)
민지(첫사랑)
꼴찌 광선이
편입생 영호
4. ‘평이’는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갑니다.
아버지의 죽음
첫 요리
혼자 외삼촌 댁 가기
할머니 심부름
반 친구들에게 왕따당한일
불을 낸 일
어머니 없는 생활
선생님의 구타
물고기 잡다 밀물에 빠진 일
첫사랑
돈 훔쳐 자전거 타기
공소에서 복사 활동
웅변 그만두기
어머니께 대든 일
시 쓰기
초등학교 졸업식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자신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나에게 ‘눈물꽃’ 같은 기억
성장했던 기억 & 도약했던 경험
격려받았던 경험
과거의 나 & 지금의 나
< 그림 그리기 >
5. 작가는 ‘경험하는 나’보다 ‘기억하는 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것은 오랜 시간을 더듬어 써 내려간 나의 기억이고 이야기다. ‘경험하는 나’와 ‘기억하는 나’는 다르다. 기억은 또 해석과 표현에서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품고 오늘 여기에서 진실을 살아내는 것이다. 245
내가 가진 단 하나의 확실한 근거는 ‘내 살아온 동안’이라는 나의 기억, 나의 역사이다. 그 불꽃의 만남과 상처의 통증과 내밀한 각성이 내 안에 생생히 흐른다. 이것이 내가 나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이다. 246
6. 외갓집 가는 길을 물어보는 ‘평이’에게 용식이 형은 두 개의 길을 알려줍니다. 여러분은 평소 어떤 길을 선택하시나요?
“평아, 너한테 시방 두 개의 길이 있는디 말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넓은 신작로 쪽 길이 평탄하긴 해야. 근디 그냥 평지 길만 보고 걸으니께로 재미가 읎써야. 언제나 도착하나, 얼마나 남았나, 왜 이리 멀다냐, 그냥 얼렁 가불고 싶고 지루해서 더 힘들제잉.”
“또 하나는 말이다. 산길로 돌아가는 좁고 가파른 길이여. 오르락내리락 굽이 접이 가야 허고.. 사람들이 안 다닌께로 길이라 말하기도 거시기혀.” 117
“재미진 길인께. 먹을 게 많응께. 노래하는 길이고 생각도 못 한 인연을 만나는 길인께. 평아, 길은 말이제. 햇님과 바람이 가는 길이고 나무랑 꽃이 피는 길이고 땅의 숨소리랑 새와 풀벌레의 속삭임이 들리는 길이고 그리운 님을 만나는 길이고 추억이 쌓이는 길이제.” 118
“힘들긴 허제이. 근디 그 길로 걸어온 날은 말이다. 신묘하게도 밥맛이 좋고 단잠을 잔다야. 그라믄 하루살이가 속이 꽉 차오르는 것만 같제.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워도 고되고 병들지만 너무 가벼우면 뿌리 없이 떠다님시롱 휘둘리는 것만 같단 말이시. 사람은 걸음이 묵직허니 실해야 쓰는 것이여. 그래야 마음도 단단해지고잉.” 118
7. 글쓴이가 다칠 때나 아플 때나 슬플 때나 좌절할 때마다 엄니는 잠든 아들의 머리맡에서 눈물의 기도로 아들을 지켜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시는지요?
그랬다. 울 엄마와 나는 ‘좋은 부모’도 ‘좋은 자식’도 아니었다. 그저 말없이 곁을 지키며 함께했고 서로를 향해 눈물의 기도를 바쳐줄 뿐이었다. 어머니가 내게 좋은 자식이 되어주기를 바라지 않았기에 나는 나 자신이 되고 나의 길을 찾아 나아갈 수 있었다. 225
8. 우리가 사는 세계는 ‘눈물꽃 소년’이 살아도 괜찮은 곳인가요?
2025년 우리 사회의 현실과 & 글쓴이가 그리는 1960년대, 동강의 차이
지금 사회는 약자와 소수자에게 어떤가요?
내가 살던 그곳은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채 저 오랜 전통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고, 오염되지 않은 땅처럼 그대로였다.
내가 커 나온 시대는 어두웠고 가난했고 슬픔이 많았다. 다행히 자연과 인정과 시간은 충분했다. 그때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가난과 결여는 서로를 부르고 서로를 필요로 하게 했다. 쓸모없는 존재는 한 명도 없었다. 노인들도 아이들도 제 몫의 일들이 있었고, 대지에 뿌리박은 공동체 속에서 우리 각자는 한 인간으로 강인했다.
선대의 낡은 관념과 관습이 얼음강처럼 짜개지던 속에서도 우리는 인간의 도리와 원칙, 감사와 책임, 절제와 헌신을 익혔고 스스로 자기 앞가림하는 능력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야생의 감각과 여백의 자유와 따뜻한 심성의 인간적 풍요를 누렸다. 241
너무 과열되고 너무 소란하고 너무 눈부신 이 진보한 세계 가운데서 우리 몸은 평안하지 못하다. 우리 마음은 늘 초조하고 불안하여 안식하지 못한다. 아이들조차 성공을 재촉당하고 과잉된 보호와 기대 속에 스스로 부딪히고 해내면서 제 속도로 자라지 못한다. 243
세상이 하루하루 독해지고 사나워지고, 노골적인 저속화와 천박성이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하는 지금. 노골적인 저속화와 천박성이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하는 지금. 우리는 우울과 혐오와 무망의 감정에 휩싸여 있다.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