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 수 없는 고운님
부모는 자식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이다. 나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이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헌신하셨던 어머니이셨다. 특별히 내가 큰아들이었기에 더욱 애정이 많이 갔을 것이다. 젊을 때의 어머니는 미인이셨고 나이 들어서도 어머니는 고운 모습을 띠고 있었다. 평생 억척같이 살았던 어머니이시다. 80이 넘어서도 딸들을 위해 김장을 해서 보내기까지 하셨다.
올해 86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마지막 힘겨운 모습을 같이 지켜보았다. 치매로 고생하셨지만 항상 자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다. 발걸음 한걸음 띠기가 힘들어하셨다. 여러 가지로 보살펴 주었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어머니는 돌아가시면서 많은 유산을 남겨주셨는데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를 못했다. 딸들은 자주 전화를 하는데 나는 다정하게 따뜻한 대화를 함께 나누지 못했다. 나는 내 할 일에 바빠서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죽음 앞에 나는 끝까지 눈물을 흘리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몇 개월이 되었어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가슴에 사무친다. 누구에게나 부모는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존재이다.
어머니를 보내고 나니 이제까지 내가 아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나는 어른이 된 느낌이다. 아내의 꿈에는 한 번 나타났다고 하는데 나의 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문을 열면 금방 보이고 말씀하실 것 같은 어머니, 내가 늦게 오거나 차를 가지고 멀리 갈 때면 늘 걱정하시는 모습이 떠오른다. 함께 놀러 다니며 함께 식사했던 추억이 교차한다. 어머니는 가시고 없지만 그 사랑은 내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 어머니의 얼굴을 마지막 본때는 중환자실에서 운명하셨던 때이다. 의사가 하는 말이 아들과 며느리를 보기 위해 그동안 기다리신 것 같다고 한다. 그동안 힘든 병상 생활을 마치고 고통이 없는 천국으로 어머니는 떠나셨다.
어머니는 꽃상여 타고 가셨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내 마음에 새겨져 있다. 어머니가 늘 자식을 위해 기도하셨기 때문에 자식들이 다 잘살고 있다고 믿는다. 어머니는 자존심도 강한 분이셨다. 친구가 목사로 시무하는 큰 교회를 어머니는 들어가지 않았다. 내 자식은 큰 교회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밖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내 자식이 남에게 뒤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늘 자신의 수치를 보이려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쓴 수첩에는 아들에 대한 기도가 쓰여 있다.
어머니는 자신을 위해서는 검소하고 절약하며 자식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쓰셨다. 때때로 어머니가 생각날 때면 마음에 큰 슬픔이 찾아온다. 어머니가 그리울 때는 마음껏 울어보고 싶다. 한 많은 평생을 늘 여전한 모습으로 사셨던 어머니의 자취를 그리워 본다. 어머니가 그리워 장례식 위패를 간직하고 어머니가 썼던 폴더폰을 기념으로 가지고 있다.
목포에 사셨던 어머니의 집은 유품을 버리고 상가로 임대했다. 그러나 흔적을 지운다고 어머니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다. 어머니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