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답다는 것 (2)
내가 이 드라마에서 주목했던 것은,
다름 아닌 재열과 해수의 트라우마였다.
해수가 깊은 관계와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불편함과 불안함을 느끼게 된 이유는, 그녀가 어릴 적 보았던 엄마의 불륜 장면 때문이었다.
재열 역시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일삼던 의붓아버지를 피해 변소에 빠진 이후, 성인이 된 지금까지 화장실에서 잠을 자는 강박적인 행동을 보인다.
결국, 어머니가 불을 질러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장면을 목격한 어린 시절의 기억, 의붓아버지의 폭력이라는 아픔이, 자신과 닮은 ‘강우’라는 환시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이렇게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해수와 재열을 포함한 이 드라마의 어른들은 내가 생각한 ‘어른’과는 분명 달랐다. 그들은 평범하지 않았고, 평범해지려 애써 노력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진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당신이 어린 시절의 어떠한 상처로 인해 강박증, 정신분열증, 불안증 혹은 투렛증후군을 앓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갑자기 나에게 왜?’라는 질문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견디지 못한 “나”를 탓하며,
이해되지 않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어쩌면 결국엔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그들의 진짜 모습을 인정했다.
그들에게 자기 확신이란 ‘평범이라는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장 밑바닥의 모습을 보고도 여전히 ‘나’라는 사람으로 삶을 살아간다.
#글 #괜찮아 사랑이야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