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겹으로 이루어진
사람은 몇 겹으로 이루어졌을까?
나무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안에 나이테가 새겨지듯
사람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테를 새겨가는 걸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한없이 뚱뚱해져만 가는 마음을
이 땅에 우뚝 세우고,
더 단단히 이 세상 속으로 파고들며
어제보다, 그제보다, 작년보다
강해지기만 할 테니까.
나무의 동심원 나이테는
봄과 여름 빠르게 자란 색이 연한 결이,
가을 겨울에 느리게 자란 진한 결이
번갈아 만들어지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생장을 포기해 버린 어떤 나무들은
그 시간의 흔적인 나이테를 남기지 않고,
반대로 몬순기후 지역에서 늦봄에 가뭄이 생기면
나무들은 어설프게 가을이 온 줄 착각하여
위연륜, 선명하지 않은 헛나이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해에는
하나 이상의 나이테가, 혹은 아무 나이테도 생기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 안은 이런 모습일지 모른다
우리의 성장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주어진 수많은 과제들과 정해진 상황,
스트레스 혹은 외부의 가뭄으로
어설프게 이루어져야만 했을 테니까
그러나 진정한 나이테는
자발적 성장을 이룬 사람만이
제각각 다르게 정한 일생의 “한 해”라는 기간 속에서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혹, 언젠가 사람들에게 보여질 나이테가 걱정되어
더 단단한 척, 애써 마음의 줄기를 크게 부풀릴 필요 없다
우리는 열매를 맺지 않아도, 성장하지 않아도
그대로 충분한 사람 아닌가.
웃을 수 있고 울 수 있는,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진실을 알고 있는,
평면의 곡선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