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나는 이제 더 이상 행운만을 달라고 기도하지 않아요
이 세상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이제 나는 다른 내용으로 간절히 되뇌어요.
어떤 힘든 순간에도,
어떤 절망이 나를 기다려도,
그 모든 걸 극복하고 나아가는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멈춰 주저앉아 엉엉 울어도
어떤 모습으로든, 그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세요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너무 아프게 하지 않을 만큼만
그만큼만 마음의 힘을 주세요
언젠가는 또 멈춰도 괜찮으니,
언젠가는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봐주세요
그거면 충분해요
착하지 않은 나여도
잘나지 않은 나여도
약한 나여도
웃고 있지 않은 나여도
나를 기꺼이 안아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각자 주어진 생을 끝까지 완주한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나를 보는 그 마음으로 타인을 보고,
타인을 보는 그 마음으로 나를 보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