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

by wholemy

마음도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


나는 몸이 아플 때까지

나를 미워하고 다그친 후에야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그제야 내가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의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엉엉 눈물이 터져 나오고 나서야

내가 견디기 힘들 만큼 슬프다는 걸 알았다


그제야

그렇게 엉망이 된 나 자신을 마주 보았다


내가 아무런 미래를

그리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나는 내 마음이

삶이 아닌 죽음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또 사랑받기 위해

내 마음을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로 미뤄놓았다


그것은 내가 가진 유일한 것이었으니까.

어느 드라마에 나온 대사처럼,

그것은 내가 버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했으니까.


마음이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내가 다치기 전에,

슬픔에 잠기기 전에,

엉망진창이 되기 전에

그 마음을 토닥여줬을 테니까


아니다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내가 다치지 않더라도

슬픔에 완전히 잠기지 않더라도

엉망이 되지 않아도

언제나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임감과 사랑 그리고

세상의 어떤 기준보다도,

먼저 지켜내야 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라는 생각을 한다


세상이 요구하는 수많은 ‘옳음’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의 ‘괜찮음’을 택하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고, 그것이 정말 괜찮은지 물어봐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나의 슬픔과 기쁨은

오직 나만이 온전히 알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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