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랜 방황에서
한걸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할 만큼 다 했구나,
이게 내 한계구나
그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미워질 만큼
스스로를 아프게 할 만큼
나는 정말 할 수 있는 데까지 왔다고 느꼈다.
그것이 책임이든, 죄책감이든, 사랑이든
무엇이든 간에
이 이상으로 더 노력할 수는 없었다.
나를 더 갉아먹을 수 없을 만큼
나는 없어져버렸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글을 읽은 적 있다
당신이 지금 슬픔 속에 잠겨있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1순위로 두지 않아서라고.
아마도 자신을 점점 갉아먹다 못해
더 이상 어떠한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
사람은 시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 소중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결국 그것들이 사라지는 순간에 다다르서야
비로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삶의 우선순위 저 밑바닥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사라지고 있구나
그리고
사라진 나는, 나에게 정말 소중했구나
나는 늘 궁금했다.
왜 한계라는 선이 존재하는 걸까?
선 너머로 멀리멀리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왜 끝이 존재할까?
시작만 있으면 헤어짐이 영영 없어질 텐데.
그런데 이제 나는
그 한계가 있어서, 끝이 있어서, 헤어짐이 있어서
그 반대의 말들이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단어들의 진정한 의미는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정의하는 순간들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 아닐까?